'자이언티', '크러쉬', '딘' ... Next R&B Genius '빌런(Villain)'
데뷔 싱글 [비가 내리는 밤에]
폭발적 가창력이 지배하던 R&B 씬은 특히 국내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어번(urban)'의 특징 중 'stylish', 'sophisticated' 등의 표현이 중심으로 자리했고, 일렉트로닉의 비약적 발전이 더해지면서 R&B 뮤지션은 더 이상 소몰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많은 R&B 싱어송라이터 스타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괴물 보컬리스트를 키워내야 하는 R&B 씬의 목표가, 절제와 조화를 통한 세련됨의 창출로 옮겨갔다. '자이언티', '크러쉬', '딘', 그리고 한국 스페셜리스트 '제프 버넷(Jeff Bernat)' 등... 현재 R&B씬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싱어송라이터들은 공통적으로 유려한 멜로디를 그려내고, 자유자재로 리듬을 쪼개며, 속삭이듯 노래한다.
이제 스무 살, 대중 앞에 자신의 첫 결과물을 선보이는 빌런은 현재 씬을 지배하고 있는 천재 R&B 싱어송라이터들의 장점들을 한 몸에 담아낸다. 달콤한 멜로디를 그리고, 그려진 멜로디를 리듬으로 끊어낸 뒤, 보컬로 최상위 레이어를 얹으며 곡 전체를 연결한다.
송라이팅 능력은 물론 끊임없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보컬 능력 또한 'R&B 신성'의 탄생을 예견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첫 싱글 [비가 내리는 밤에]는 코러스를 제외하고 곡 어느 부분에서도 고정된 또는 예상된 음에서 노래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원 음정을 타고 오르내리며, 임프로바이제이션을 폭발시킨다. 천부적으로 보이는 보컬 테크닉은 심히 감각적이다.
'케이지(Kei.G)', '정진우'에 이어 산타뮤직 산하 레이블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의 세 번째 주자로 출격한 '빌런'. '케이지'의 프로듀싱을 통해 탄생한 '빌런'의 음악 또한 앞선 두 뮤지션의 음악과 비슷한 색을 보여준다. 협업과 공감을 통해 레이블의 색이 완성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친구 '정진우'의 앨범 수록곡 "집에 있을게"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바 있는 '빌런'은 이번 싱글 [비가 내리는 밤에]로 정식 데뷔했다. '사람들은 내게 미쳤어. 다들 뭐라 해도 상관 없어'라는 가사의 부분을 보듯 곡에서의 일감은 '당참'이다. 곧 폭발할 듯 넘쳐나는 스무 살 청춘의 자신감, 그리고 반대로 지울 수 없는 스무살의 풋풋함이 공존한다.
'빌런'은 자신의 곡에 대해 "깨끗한 밤하늘을 보면서 들어도 비가 오는 듯 한 일루션이 보일 듯 한 곡"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당찬 스무살 지니어스의 곡 소개처럼 음악은 귀로 들이마시는 환각제와 같다. (글/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