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말고, 네 이야기를 듣고 싶어."
악상은 늘 노트를 들춰보다가 떠오른다.
흐릿한 기억의 조각. 가사를 쓰기 위해 필기구와 노트는 버릇처럼 가방에 챙기고,
짧게 메모할 수 있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는 어수룩한 문장들이 2,000장도 넘게 있다.
그리고 가끔은 언제, 어디서, 왜 기록해 두었는지 모를 문장들이 나를 사로잡는다.
'Talk About'을 떠올리게 만든 메모의 첫 구절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다.
'윙윙윙, 어지러워, 나만 들리는 소리. 5분 전에 엄청 시끄러운 곳에 있었는데, 지금 조용한 방 안이 더 시끄럽네. 아 오늘도 즐거웠다. 근데 왜 울고 싶지.'
아마도 술에 취해서 써 놓은 듯한 의미 없는 문장의 나열. 하지만 난 선뜻 지나칠 수 없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과 시끄럽고 떠들썩한 도시의 풍경. 젊음의 대부분을 난 외롭지 않기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 쳤다. 빛나고 싶고, 주목받고 싶고, 자, 봐라. 내가 얼마나 높이 날고 있냐. 이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느냐고. 내 마음과 동떨어진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겨우 버텨내는 삶을 스스로 즐기고 있다고 자위하며, 고개를 오만하게 치켜들었다. 신나는 만남 뒤에는 늘 집에서 한두 정거장쯤 전에 내렸다. 어두운 골목길을 찾아 비틀비틀 걸으며 집에 도착하기까지 십여 분 정도의 시간을 오롯이 즐겼고. 그때야 비로소 내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었다. 그래. 난 여전히 외롭구나. 미안해 친구들. 거짓말해서. 울고 싶었는데 그냥 웃어버렸어.
이 곡은 외롭지도, 고독하지도, 신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가끔 웃고, 가끔 울고, 가끔 외롭고, 가끔 짜증 내고, 가끔 화내는.
그저 그런 내 젊음의 초상이다.
그저 그런 남자의 그저 그런 이야기이고.
다행히도 누군가가 고개를 끄덕여주면 족할
그저 그런 노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