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경' [Amora]
나희경이 보내온 네 번째 이야기, 정규 4집 [Amora]에는 그녀가 지난 8년간 브라질을 오가며 경험한 일상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따뜻하고도 외로운 브라질의 정취와 함께.
여전히 보사노바다운 자연스러움이 음반 전체를 아우르고 있지만, 보사노바에 머물지 않고 큰 걸음으로 전진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나희경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앨범에 참여한 음악가들 또한 전작에 비해 화려해졌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악가 Ivan Lins, 보사노바 1세대 거장 Roberto Menescal, 묵직한 커리어를 가진 여성 보컬 Leila Pinheiro, 세계적인 첼리스트 Jaques Morelenbaum 과 나희경의 합을 느끼는 것도 이 앨범의 묘미다.
속삭이듯 위로하다가 깊이 있는 목소리로 사랑을 말하는 그녀의 노래는 나라를 넘어 전달되는 공통된 정서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두려움 없이 시작하는 사랑을, 어두움 속에서도 발견하는 빛을, 하루를 여는 긍정의 힘을.
1. 좋은 하루 (Bom Dia)
삼바의 활발한 리듬은 가라앉은 기분을 들뜨게 해요. 기억에 남겨두고 싶던 어느 예쁜 날 이 곡을 썼습니다. 가장 맑은 날의 마음을 안고 다른 날들을 살아낼 수 있다면 지금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시더라도 희망은 계속 빛나고 있을 거예요.
2. Você (with Roberto Menescal)
브라질 음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사노바 1세대 아티스트인 Roberto Menescal 할아버지는 제게 너무 특별한 분이세요. 그의 따뜻한 음성, 자연스러운 기타 연주, 온화한 미소와 함께하고 있으면 '아, 이분이 곧 보사노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를 향한 사랑을 노래하는 메네스칼의 곡 Você를 그와 함께 불렀습니다.
3. 사랑의 시작 (Amor-a)
이번 앨범의 이름인 AMORA는 여러 가지 의미를 품고 있어요. 그 자체로는 진한 에너지를 담은 블랙베리를, A Mora 로 띄어 쓴다면 '살아간다'는 의미가 되죠. 그리고 이 곡의 포르투갈어 부제처럼 Amor-a라고 표기한다면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 돼요. 갓 피어나는 사랑과 보사노바는 언제나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닐까요.
4. B의 밤(feat. Jaques Morelenbaum)
브라질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Jaques Morelenbaum와 아코디어니스트 Joao Carlos Coutinho의 연주가 조화를 이루는 곡입니다.
평안도 사람도 찾을 수 없는 어두운 밤에도 어딘가에는 사랑이 숨어 있다고, 보이는 절망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5. 불면
저의 오래된 불면에 바치는 곡입니다.
존경하는 플루티스트 이자 색소포니스트인 David Ganc 의 색소폰 연주로 조금 더 미스터리한 느낌이 전해지도록 했어요.
6. 오래된 마음 (feat. Jaques Morelenbaum)
누구나 마음속 내면의 아이를 품고 있다고 믿어요. 때로는 상처 입기도 때로는 사랑받기도 했던 그 아이가 각자의 마음속에서 언제까지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저는 오랫동안 느껴왔어요. 이 곡에서는 그저 그 아이의 존재를 조금 더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모렐렌바움의 첼로 연주는 여전히 아름답죠.
7. Misty
Misty는 많이 알려진 오랜 명곡이죠. 저는 이 곡을 전작의 첫 번째 트랙이었던 Estate 의 모던한 리듬과 보사노바를 함께 버무려 노래했어요. 오래된 것을 바라보더라도 과거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와 나의 근간을 이루는 보사노바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8. Somos Todos Iguais Nesta Noite (with Ivan Lins)
정규 3집의 타이틀 Acaso를 함께 불렀던 Ivan Lins와 또다시 함께했어요. '이 밤 아래 우리는 모두 같다'는 뜻을 가진 이 곡은 브라질의 군부독재 시절 모두가 서커스 무대 위에서 광대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곡입니다. 그와 함께 하는 작업은 제게 언제나 큰 영감이 돼요.
9. Love Letter
이번 앨범에서 가장 삼바답게 편곡한 노래에요. 브라질의 각종 퍼커션을 활용했고, 마치 브라질 거리에서 삼바 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을 내기 위해 믹싱에서도 타악기의 레벨과 위치를 다른 곡들과는 조금 다르게 반영했어요. 가사는 수줍지만 제가 썼던 편지의 일부를 그대로 썼습니다.
10. Feliz (with Leila Pinheiro)
오랫동안 팬이었던 브라질을 대표하는 여성 아티스트, Leila Pinheiro 와 Gonzaguinha 의 곡을 함께 불렀습니다. '사랑을 잘 해낸 사람에게는 빛이 꺼지지 않는 두 개의 삶이 열린다'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는 이 곡은 사랑의 가치를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야기합니다. 비록 그것이 이미 끝난 사랑일지라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