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으로 아름답고 정치적으로 비극적인 진혼곡
조동희 곡·노래 <바다로 가는 기차>
함돈균(문학평론가)
한국인들에게 노란 리본은 이제 화려한 벚꽃보다 강렬한 봄의 상징이 되었다. 여기 익숙한 듯 낯설게 망자의 목소리로 부르는 4월의 노래가 아련히 들려온다. 망자의 눈으로 그 봄을 꿈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기억인지 기록인지 거짓인지 여전히 명확히 해명되지 못한 시간은 4년이 지나도 죽은 자를 편히 쉬지 못하게 하고, 산 자로 하여금 그 꿈을 대신 꾸게 하고 노래하게 한다.
2015년 이후 <작은 리본>, <너의 가방> 등 매년 4월의 노래를 발표했던 싱어송라이터 조동희가 발표한 이번 4월 노래는 <바다로 가는 기차>다. 전작들이 담백한 기타 소리에 실린 노란색 포크송으로 희생된 아이들을 관찰자의 눈으로 회상했다면, <바다로 가는 기차>는 넋이 된 아이가 지금 여기에서 그 봄의 바다를 노래한다. 노래의 대상이었던 아이가 노래 부르는 주체로 전환된 이 곡은, 부서지는 은갈치 빛인 동시에 형언할 수 없는 바다 빛으로 넘실댄다. 단순한 노래라기보다는 한 편의 현대적 진혼굿이다. 타자의 영혼이 깃든 영매처럼 멜로디와 목소리는 생생한 아이의 몸에 실려 푸른 바다 위로 쏟아진다. 일렉트릭 사운드를 기저로 허공에 강력하게 퍼지는 몽환적인 보이스는 시공간의 착란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사건의 현재성을 아름다운 비극적 감수성으로 환기하고 있다.
조동익, 김정배 등 탁월한 음악 장인들이 연주와 편곡, 마스터링에 참여함으로써 이 노래는 그 자체로 프로듀싱 전체에 걸쳐 대단히 인상적인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우리 시대가 4월의 바다에서 떠올릴 가장 현대적으로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전위적이며, 정치적으로 비극적인 동시에 정서적으로 치유적인 노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작사, 작곡 - 조동희
Lyric, Composition - Jo Donghee
편곡, 프로그래밍, 기타 - 김정배
Arrangement, Programing, Guitars - Kim Jungbae
비브라폰 - 마더바이브
Vibraphone - Mothervibes
녹음, 믹싱 - 최성준(@스튜디오801)
Recording, Mixing: Choi Sungjun (@Studio 801)
마스터링 - 조동익 Mastering - Jo Dongik
프로듀서 – 조동희 Executive Producer - Jo Donghee
제작 푸른곰팡이 Penicillium Music
마케팅, 배급 - 페이지터너 AMS
Marketing & Distribution - PageTurner 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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