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본색! [Forever Love]
'회귀본능'은 음악 생태계에도 적용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결과들을 얻어내기 위해 창조의 고통을 받지만 결국 자신의 원류로 돌아와 자신의 본디 색을 발한다. 본래의 스스로로 돌아오는 길이 성공이든 실패든 크게 중요치 않다. 누군가는 같은 자리에서 길게는 십수년의 시간동안 재회를 기다리며 그 재회의 감동은 그 순간이 중요할 뿐이다.
버즈의 싱글 "Forever Love"는 최신 트렌드를 따르기 보다는 버즈가 팬들에게 재회의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선택한 곡이라 할 수 있다. 긴 공백 뒤의 컴백 후 음악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발전된 스스로를 보여주기 위해 다채로운 시도들을 해왔던 버즈가 본인들의 음악적 욕구를 해소한 뒤 드디어 팬들과의 호흡을 선택한 것이다.
프로듀싱팀 팻뮤직과 함께한 이 곡은 2003년 버즈의 데뷔를 알린 "어쩌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영광의 버즈와 닮았다. 본인들의 창작 열정을 잠시 내려두고 조금은 대중들의 코드에 맞추어 주는 듯 민경훈은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으로 다시 멜로디를 오르내린다. 건반의 서정이 곡의 분위기를 이끌며 발라드의 감상을 극대화시키고, 나머지 사운드는 민경훈의 보컬 뒤로 한 발 물러섰다.
8년 만의 재결합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버즈는 새로움으로 관심에 화답했다. 사운드가 강조된 모던록으로 음악적 성장을 알렸고, 민경훈은 담백한 보컬로 거듭났다. 하지만, 팬들에게 이들의 성장과 변화는 아직까지 크게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아꼈던 다수의 대중에게 컴백 이후 행보는 공백의 갈증을 해소시키기 보다는 밴드 버즈의 음악성에 힘을 준 것으로 느껴져 생소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버즈를 기다리고 바라봐주는 이들의 요청에 버즈는 "Forever Love" 라는 곡으로 조용히 응답하고 있다. 어쩌면 버즈는 그동안 팬들을 위한 고민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번 곡으로 증명하고 싶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되어 앞으로의 버즈가 더욱 기대된다.
(글/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