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순' [소길10화]
제주 애월읍에 있는 조용한 마을 소길리. 이곳에서 '장필순'과 '조동익'은 함께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세상 곳곳에 보낸다. 벌써 열 번째 노래다. [소길○화(花)]라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에는 제주의 바다도 담겨 있고, 제주의 봄에 오는 짧은 장마를 뜻하는 '고사리장마'도 담겨 있다. 숲 소리와 새 소리, 풀벌레 소리도 담겨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사랑 뒤에 오는 마음도 담겨 있다. 말하자면 [소길○화(花)]에는 제주의 풍경과 우리의 삶이 모두 담겨 있다. 열 번의 노래를 만드는 동안 많은 음악가들이 [소길○화(花)]에 함께했다. '이적'이나 '이상순'이 곡을 만들어주기도 했고,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의 작사가인 '조동희'가 다시 노랫말을 써 주었다. [소길10화], 열 번째 노래는 이경이 만들었다. '이경'이란 이름은 낯설 것이다. 오래 전 그는 하나음악에서 새로운 음악가들을 소개하는 [New Face](1999)를 통해 처음 이름을 알렸다. 지속적이진 않았지만 그 뒤로도 계속 하나음악과 교류하며 옴니버스 앨범 [하나뮤직 Project 4: Dream](2003)과 [강의 노래](2015)에 참여하였다. [소길10화]에서는 '이경'이 만든 노래를 '장필순'이 부른다. "그래도 Merry Christmas". '크리스마스'보다는 '그래도'에 더 방점이 찍힌다. 모두가 떠들썩하게 연말을 보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이들이 자기만의 방에서 조용히 성탄과 연말을 지낸다. "그래도 Merry Christmas"는 그들의 감정과 정서에 걸음을 맞추는 노래다. '박용준'이 연주하는 오래되고 낡은 업라이트 피아노 소리 위에 '장필순'이 "다 사랑받는 건 아냐 행복한 것도 아냐"라고 노래할 때 위로의 마음은 더 커진다. 노래한다기보다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다. 소길리에서 날아온 이 따뜻한 엽서에 마음의 온기가 조금은 덥혀질 수 있을 것이다.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목소리와 피아노만으로 충분하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고, 가슴이 많이 시려 와도, "그래도 Merry Christma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