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D (보이.디 of 9와 숫자들)' [끝인사]
Dearest Hannah.
잘 지내고 있나요?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우리는 이제 서로를 위한 삶보다 각자의 삶에 충실한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어요.
온전히 자유롭고 싶다던 당신의 말을 이제 알겠습니다.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며 지난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졌을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타인의 삶 속에 자신의 존재와 삶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을 느낀 그 상실감을 이해해요. 그래요. 이제 자유로워지세요. 내가 당신에게 하고 싶던 말들과 당신을 위해 하고 싶던 일들 모두, 이제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저 당신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안녕.
[끝인사 간략 소개글]
'BOY.D(보이디)'는 90년대 미국 인디팝을 재현했던 스타리아이드의 드러머로 시작해 현재 밴드 줄리아하트와 9와 숫자들의 드러머로 홍대 인디씬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BOY.D'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그의 자작곡이자 셀프 프로듀싱 곡인 "끝인사"를 발표하며 솔로활동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60~70년대 모타운 레이블의 음악들과 현재 유행하는 팝의 접점을 찾는데 주력한 ‘끝인사’는 경쾌한 멜로디와 건반 사운드가 어우러져 누구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입니다. 하지만 가사에 담겨 진 여러 가지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때, 내가 하는 일이 결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될 때, 아니 오히려 더 나빠질 거라는 확신이 들 때 그냥 안녕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는 미숙하고 어리숙한 사람의 사랑 노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동안 우리는 심각한 데이트 폭력과 연인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횡포와 공포를 보아왔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슬픔을 이기지 못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이나 행동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No Means No'의 의미도 내포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자의 의미 그대로 이별할 수 밖에 없는 대상과 헤어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끝인사는 어떤 의미로 들릴지 궁금합니다.
BOY.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