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엠 (BOHEME)'이 들려주는 외로움의 향연, [이방인]
'보엠(BOHEME)'은 건반 위를 춤추는 싱어송라이터이다.
익숙한 세상이 사라진 곳, 보헤미안처럼 경계를 서성이다 노래가 되었다고 했다.
그녀를 낳은 건 먼 나라의 낯선 도시, 그 좁고 까만 방. 모국어는 외로움이었다.
까뮈의 이방인처럼,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 속 주인공들처럼 메워지지 않는 삶의 균열들, 너와 나 사이의 간격들이 자꾸만 음이 되어 나왔다. 그 무렵 즈음 바다 건너 세월 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자신을 잃던 시간 속에 어렴풋이 알고 있던 다정한 세상마저 사라졌다. 이제 창작은 그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생은 혹독한 얼굴을 하였으므로 견딜 수 없을 때마다 곡을 썼다. 그렇게 숨을 쉬었다.
5곡을 묶은 이 앨범 [이방인]에는 '보엠' 이 시작되던 날들이 담겨져 있다. 바하와 쇼팽을 듣고 성악을 전공하고 합창 지휘를 하던 그녀가 머릿속에 떠돌던 음표들을 본격적으로 오선지에 쏟아놓게 된 이유, 쌓인 곡들을 안고 뚜벅 뚜벅 한국에 돌아와 지금까지 피아노와 멜로디언을 들고 노래를 부르게 된 이야기.
낯선 행성, 기묘한 여행의 시작 "행성 No. 29"
사랑했던 모든 것들과의 작별 "난 너를"
‘외로움에게 소리쳐봐도 더 큰 외로움만이’ 외로움이 외로움을 낳던 도시 [이방인]
오른손은 비 내리는 소리에요. 라이브 공연 때마다 피아노에 앉아 손을 들고 곁들이는 말이다.
비 오는 날이면 누군가 이 노래를 떠올려주면 좋겠다.
빗 속에 온몸이 젖는다 해도 이제는 노래가 되어야 한다는 운명에의 고함 "그냥 두어요"
이 도시는 늘 외로워. 빌딩 숲은 반짝이고 이 곳 아름다웁건만 이상도 하지.
무엇을 대체 누구를. 이 앓는 마음의 근원도 잘 모르는 채 너 들을, 모국어를, 고향을 그리워하던 멜로디 "망향"
그렇게 외로움을 안는다. 비가 오면 비에 젖은 채 음으로 시로 꿈을 꾼다. 스스로의 모순과 용기 없음을 마주하면서 오늘도 노래한다. 다음 앨범에 담길 이야기를 주워 담으며 다시 길 위에 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