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ju(우주) [Any Call (call me any time)]
아주 옛날에 쓰던 핸드폰은 폴더형 이었다. 그때 핸드폰에는 벨소리를 바꾸기도 하고, 글씨체를 바꾸기도 하고, 핸드폰에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었다. 항상 핸드폰을 손에 쥐고 다니던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해보다가 갑자기 예전의 익숙한 느낌이 기억이 났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설렘 가득히 문자 한 통을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던 순수한 느낌의 기억이었다. 답장을 기다리다가 그 시간이 1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으로 많은 것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거 할 시간이니까, 지금은 재미있는 드라마를 할 시간이니까, 지금은 잘 시간이니까.’라고 위로하기도 하고, 그러다 상상이 꼬리를 물고 커져버리면 나에게 위로와 기대를, 혹은 실망과 좌절을 주곤 했다.
내가 지금 쓰는 핸드폰은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절반은 쓸법한 흔한 핸드폰이다. 예전보다 나에게 꼭 필요한 소지품 중에 하나인 이 핸드폰의 벨소리나 글씨체 또한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절반이 쓸법한 것들이다. 스티커는 붙이지 않는다. 물론 핸드폰 케이스라든지, 액세서리도 별로 바꾸지 않는다. 아직도 나는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그 누군가의 답장을 기다리기도 하지만, 답장이 오지 않으면 그 사람의 SNS에 초록색 불이 들어와있는지 확인하기도 하고, 한참 뒤에도 답이 없으면 쓸데없는 기대 같은 것은 빨리 정리해버리는 편이다. 그것 때문인지 기대 없이 사람을 만나는 일들이 많이 생긴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 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예전의 설레기도 불안하기도 했던 어린 감정을 추억해보고 싶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