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세 번째 마디에서 멈춘 가객(哥客)의 목소리…서른 가지 색의 화음으로 이어 부른다.김현식 추모 20주기 헌정 앨범 [김현식 20th Anniversary 2nd ‘음악처럼’]1990년 11월 1일 20세기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가장 빛나던 별 김현식. 33세의 짧은 나이로 그가 졌다. 그의 죽음은 수 많은 사람들의 영혼과 함께 울며 웃던 가객의 영원한
침묵이었고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당시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진 앨범 판매고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20년 후 시대가 변하고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이 음악을 향한 귀를 닫아 버린 2010년 봄 즈음. 또 한번 그의 음악은 수 많은 동료와 후배들의 다른 목소리를 빌려 20주기 헌정 앨범 ‘비처럼 음악처럼’으로 대중 앞에 다가왔다. 평소 김현식을 좋아했던 팬이라면 잊지 못할 수 많은 명곡들을 모두 담은 앨범이기에 총 27트랙의 구성과 화려한 참여 아티스트 그리고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요사이 접할 수 없는 블록버스터 급 앨범이라 할 수 있다. 화요비, 박효신, 양파 등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 앨범의 프로듀서를 거쳐 이번 헌정 앨범의 총 프로듀서를 맡은 작곡가 박성일은 지난 1월 발표한, 15개 팀이 참여한 “비처럼” 앨범에 이어 두 번째 앨범 “음악처럼”까지 지난 8개월여의 제작 일정 동안 참여한 모든 스탭들은 김현식이란 이름에 걸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고군분투 했다고 전했으며 그 흔적은 앨범 트랙마다의 완성도를 통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그 두 번째 앨범 ‘음악처럼’의 포문을 여는 트랙은 바로 타이틀곡인 김현식의 아들 김완제가 부르는 ‘내 사랑 내 곁에’이다. 데뷔 초기 아버지 김현식의 음색을 그대로 물려받은 미성의 소유자 김완제는 이제 어느덧 28세의 장성한 청년이 되어 아버지를 기린다. 1991년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수상하며 영문을 몰라 눈망울을 깜빡이던 8살 꼬마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세월의 흐름을 실감케 하며 애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는 세간의 관심과 아버지의 그늘 사이에서 방황하며 본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쳐온 과정을 한 곡에 쏟아 넣으려 노력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2번 트랙인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는 가창력 하나로 가요계를 평정한 여성그룹 ‘빅마마’의 신연아와 박민혜가 듀엣으로 참여했다. 런닝타임 5분이 넘는 대곡으로 프로듀서인 박성일이 편곡에만 한달 가까이 쏟아 부은 정성이 깃들어 있는 곡이며 5분이 넘는 긴 시간을 지루함 없이 다이나믹 하게 리드하는 그녀들의 가창력은 왜 그녀들이 대한민국 넘버원 보컬 그룹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 이어지는 3번 트랙에선 영화 황진이, 미인도 등을 통해 선 굵은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배우 김영호가 ‘비처럼 음악처럼’을 들려준다. 그는 헌정앨범 참여의 소감을 “나는 사람들이 배우라고 불러줄 뿐, 본래 뮤지션 이기에 행복하다”고 밝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허스키한 보이스와 호소력으로 중무장한 그의 노래는 느낌을 이어가기 위해 원테이크(ONE TAKE) 녹음방식 즉, 라이브 하듯 끊지 않고 한번에 부르는 방법으로 녹음을 했다. 그래서일까? 기존 가수와는 다른 표현력과 연기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감성이 잘 녹아있다.그 외에도 인디씬의 떠오르는 샛별 그룹 thedeepsong이 부른 ‘사랑할 수 없어’, 김완제의 든든한 고모이자 원조 디바 이은하에 의해 힙합으로 재해석 된 ‘내사랑 내 곁에’ 박상민의 허스키한 음색이 돋보이는 ‘그거리 그 벤치’ 등 숨막히는 런닝 타임은 계속 된다. 김현식 이전에 김현식이 없었고 김현식 이후에 김현식이 없다 라는 어느 블로거의 글귀를 읽으며 그의 존재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새삼 느낀 적이 있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영롱한 그의 음악들이 선후배 동료들로 하여금 이제 다시 태어나려 한다.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그의 음악을 재해석한 김현식 추모 20주기 헌정 앨범은 아마도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하나 하나의 마음 방울이 모여 만들어 낸 짙푸른 바다 같은 소망이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