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월간 윤종신] 4월호 ‘Shuffling’
2019 [월간 윤종신] 4월호 ‘Shuffling’은 ‘후회’라는 감정의 결을 살피는 노래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을 그리며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로 옆에 있을 때는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비로소 모든 게 끝난 뒤에야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는 우리들의 비슷비슷한 마음을 담았다. 부드럽고 달콤하게 흘러가는 멜로디 속에서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들 혹은 그때 더 잘할 걸 그랬다는 생각들이 물속의 잉크처럼 선명하게 퍼져나간다. 윤종신은 ‘~할걸’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이 ‘회한’의 정서가 자신의 가사 세계를 이루는 가장 큰 축이라고 말한다.
“가사는 표면적으로는 ‘연인의 이야기’처럼 풀었지만, 사실 ‘연인의 이야기’만은 아니에요. 그보다는 인생의 이야기에 가깝죠. 요즘 제 또래 친구들과 ‘점검’과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아무래도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되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과거의 어떤 선택들을 후회하게 되더라고요. 이건 이렇게 할 걸 그랬다, 저건 저렇게 할 걸 그랬다, 하면서 자꾸 생각의 꼴을 ’할걸’로 만드는 거죠. 하지만 저는 ‘후회’라는 게 결코 부정적인 감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과거를 아쉬워하는 건 사실 지금의 자신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일이면서 동시에 훗날의 나를 기대하는 일 같기도 하거든요. 어쩌면 ‘후회’는 삶에 대한 애착과 연결되는 감정이자 성장의 과정을 증명하는 감정이 아닐까 싶어요. 후회하지 않는다면 성장하지도 않겠죠. 아마도 우리는 죽는 그 순간까지 후회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그건 우리가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는 뜻일 수도 있겠죠.”
4월호 ‘Shuffling’은 [월간 윤종신]이 이 세상에 ‘ONEO’(원영)이라는 보석 같은 아티스트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뜻깊은 곡이기도 하다. 윤종신은 2013년 무렵 ‘ONEO’이 만든 데모곡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그동안 느슨하게 인연을 이어오다 이번 4월호 ‘Shuffling’을 통해 본격적으로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부드럽고 유려하지만 결코 가볍거나 진부하지 않은 ‘ONEO’의 독특한 멜로디 위에 곱씹을수록 슬픔의 농도가 진해지는 윤종신 특유의 가사가 더해졌다. 레트로 사운드를 바탕으로 삶의 단상들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최근 윤종신의 작업 방식과 ‘지혜는 옛것에 있다는 생각의 토대 위에 지금의 내 감정을 표출한다’는 ‘ONEO’의 작업 철학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ONEO’은 앞으로 윤종신은 물론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할 계획이며 자신의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월간 윤종신]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묻는 말에 ’ONEO’은 이렇게 대답한다.
“어린 시절부터 종신 형의 음악을 즐겨 들어왔기 때문에 너무 설레는 작업이었어요. 저의 시절마다 종신 형의 음악이 있었거든요. 종신 형이 라디오에서 어떤 노래를 추천해주시면 그 노래를 열심히 찾아 듣곤 했는데, 다 제 마음에 들더라고요. 지금도 좋다고 느끼는 지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과 저에게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 영감을 주는 음악가를 ‘형’이라고 부를 수 있어서 감사하고, 오래전부터 구독해왔던 [월간 윤종신]에 작업자로 참여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음악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힘이 점점 더 커지면 좋겠어요.”
[4월호 이야기]
모든 만남은 이별로 향하고… 그 시간들은 너무 멍하니 흘러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