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정적이 감도는 교실에서 매번 소녀의 꿈은 글자로 새겨졌다. 자르고 잘라내도 머리를 내미는 잡초처럼, 마음의 싹이 봉오리를 내밀었다. 모두가 숨죽인 고 3 교실이 소녀에게는 마음껏 생각을 늘어놓을 수 있는 비빌언덕 같았다. 싱어송라이터 '이설아'의 세 번째 싱글 타이틀곡 "넌 새로워"의 서막은 6년 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야간자율학습시간마다 턱을 괴고 펼쳐낸 '훗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떨까'라는 생각의 날개는, '감각의 혼수상태'라는 상상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그 상상은 3분 25초짜리 밝은 미디어템포곡으로 완결됐다. "넌 새로워"는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개인 후의 무지개'처럼 느닷없이 사랑에 빠진 소녀가 화자다. 고 3 시절 지은 곡답게 참신하고 싱그러운 운율이 지속된다. '어릴 적 꿈속에서 보았던 백마 탄 왕자님 보다 더 신선한', '무인도에 홀로 떨어졌을 때 나타난 구조원보다 더 반가운'과 같이 자칫 유약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가사는 무구한 음성과 견고한 편곡을 통해 단단한 확신으로 승화됐다. 내놓는 노랫말마다 전하는 이야기가 있고, 그러한 흐름은 한 가수의 현재를 말해준다. 지금 '이설아'는 '사랑스러운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달라 두 손을 내미는' 아이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흩날리는 꽃잎을 반긴다. 떨어지는 꽃잎을 맞고 나야 또 다른 풍경을 맞이할 수 있음을 알게 한 시간이 흘렀기에, '이설아'의 다음 앨범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