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고 싶은 계절, 빌리어코스티가 전하는 수줍은 고백 [사랑하나봐]
카페에 앉아 널 기다리는 시간이면 수많은 너를 만나곤 해.
따스하게 떨어지는 겨울 볕 사이로 저 문을 열고 네가 들어오는 모습을 그릴 때면 너는 밖이 많이 추웠는지 빨개진 손을 몇 번 녹이다가 날 찾아 두리번거릴 것 같아. 그럼 나는 추웠을 너를 조금이라도 빨리 맞이하고 싶어 문 가까이로 자리를 옮겨. 내가 이곳에 앉아 있으면 너는 어렵지 않게 나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들어올까. 먼 발치에서부터 창가에 앉은 나를 보고 손 흔들어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 오늘 너의 하루는 어땠을까. 발걸음만 보고도 네 기분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너의 많은 날 중에 유독 힘든 오늘이었다면, 그걸 내가 가장 먼저 알아챌 수 있다면, 그래서 네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어느 드라마 속 대사처럼 던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느릿한 발걸음으로 조금은 무거운 미소를 띈 네 모습을 상상하면 금세 이 장면의 장르가 바뀌어 버려.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보면, 혼자 웃고 있는 내 앞에 어느새 네가 앉아 있어. 뭐가 그리 재밌냐고 묻는 널 보면 참 신기하지, 그 많았던 생각들이 하나도 떠오르질 않아. 방금까지 그저 매일 같던 내 하루를 마법처럼 특별하게 만드는 너와의 이 시간이 붙잡아 둘 수는 없어도 조금은 느리게 흘러가길 바랄 뿐이야.
아마도 어쩌면 너를 사랑하나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