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의 이야기, [데칼코마니]
[데칼코마니]는 소설 <고서점>을 쓰고 만든 '이선영'과 싱어송라이터 '유원지' 그리고 디자이너 '긴'이 참여해서 만든 프로젝트 앨범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처럼 앨범에 수록된 4곡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녔다.
01. 데칼코마니
팝키(Pop keys) 사운드를 중심으로 단단하지만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진다. 노래는 훅(Hook)의 반복으로 구성돼있으나 리듬의 변화가 있어 단조롭지 않다. 강한 드럼 소리의 잔향이 은밀한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울림을 준다. 절이 반복될수록 보컬 화음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다. 보컬 '유원지' 한 사람이 불렀지만, 마치 연인이 서로 마주 보며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그렇게 두 사람은 데칼코마니처럼 하나로 포개어진다.
02. 화양연화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의미한다. "두 사람이 만나는 순간이 화양연화야."란 말에는 누구나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노래 [화양연화]는 동명의 영화 속 장면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두 사람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왈츠풍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산뜻한 곡의 분위기를 만든다. 또 보컬의 목소리가 새침하고 귀엽다. 이 트랙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서 녹음할 때 들어간 모든 소리를 빠짐없이 담았다. 라이브로 차우와 리춘의 만남을 들어보자.
03. 메아리의 숲
솔직하고 다정한 가사를 담은 청혼곡이다. 그가 메아리로 사랑을 전하는 호리송호 부족 이야기를 꺼내면서 애인에게 고백하는 내용이다. 청혼의 진실성을 살리기 위해서 노래는 제례에서 들릴법한 종소리로 시작된다. 또 메아리 숲이라는 제목답게 노래에 에코 효과를 넣어서 고백하는 순간의 떨림을 표현했다. 두 사람이 언약으로 한 사람이 되는 순간, 가볍게 깔리는 패드 사운드가 몽롱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04. 제가 고른 프렌치후라이는 눅눅해요
노랫말을 내레이션 방식으로 읽은 낭송곡이다. 남자아이가 노래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애인에게 잘하고 싶다고 고백을 하는 내용이다. 남자아이의 진지한 칭얼거림이 웃음을 자아낸다. 기타리스트 '김수로헌'의 핑거스타일 연주곡이 돋보인다. 남자아이의 엉뚱한 종알거림으로 들리는 노랫말과 반주가 되는 기타 소리가 만나서 음악이 된다.
앨범 [데칼코마니]는 단순한 멜로디와 단정한 가사가 특징이다. 반면에 실험적인 방식으로 편곡을 시도했다. 내용이 직설적이어서 진실하고 표현 방법은 다양해서 재밌다. 앨범 [데칼코마니]에는 '닮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그와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는 우리의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로 환원될 수 있기에 필연적으로 선택한 표현이다."누군가 홈런을 바라 직구를 던져주기를, 언제나 꿈꾸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홈런처럼 정직한 묘사로 채워진 노래들이, 음악을 따라가는 일은 곧 그림을 그려가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한다. 그렇게 내가 그린 그림들이 다정히도 데칼코마니의 또 한 쪽을 이룸을, 믿게 한다,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나는 눅눅한 프렌치후라이를 좋아한다." - 공연예술이론가 목정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