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 [그림자]
[꿈속의 얼굴: 그림자]
나는 매일 꿈을 꾼다. 꿈을 꾸는 와중에 나타나는 얼굴이 없는 사람의 형체는 끝내 나를 잠에서 깨우거나, 오늘이 된 새로운 아침을 절망으로 맞이하게 할 때가 종종 있다.
끝없는 타인과의 경쟁, 외부가 정의하는 나, 개인적 상처의 순간들, SNS, 나쁜 뉴스, 내가 사는 사회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 차별과 혐오 등등 나열하기에도 너무 많은,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들.
일상 속에서 위와 같은 일 들을 마주하여, 위축되고 상처받을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더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며, 마음을 깊게 병들게 하는 말이 있다. “너는 왜 이렇게 나약한 거야?”, “희망이 보이지 않아”, “내 이번 인생은 망했어”와 같은 나를 질책하는 말. 미완성이었던 꿈속의 얼굴을 스스로가 완성해가는 것 같았다. 이 꿈속의 얼굴들이 선명해질수록, 내 삶에 한계를 느끼고, 다시 걸어서 앞으로 나아갈 의지를 잃은 피곤해진 육체와 무기력한 감정 상태의 연속.
‘어젯밤 내 꿈속 따라오는 그림자’,
‘죽이는 얼굴들, 모르는 얼굴들, 나는 모르는 얼굴들’.
위 가사에서 ‘그림자’는, 나에게 일어난 사건들로 생긴 상처와 트라우마이고, ‘죽이는 얼굴’과 ‘모르는 얼굴’은 그 사건들로 인해, 나 자신이 나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또 다른 내 모습이며, 나에게 직접적으로 상처를 준 사람이나 생각의 얼굴이다.
이번 싱글 [그림자]는 나약한 인간인 내가, 내 마음을 망치는 또 다른 모습의 자아와 이 고통의 시작이 된 외부의 자극 들에 대하여, 더는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나를 세상에 두발로 세우기 위한 저항과 도전의 표현이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무릎에 피가 나도, 바지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기 직전의 마음.
나는 오늘도 앞으로 걷다 넘어져, 바지에 묻은 더러운 아스팔트 먼지를 털어내고 있다.
[감상하는 여러분께!]
요즘같이 여러모로 어려운 시간과 마음을 가지게 되는 시대에, 자신의 소중한 마음을 잃지 마시고, 지켜내야 할 가치 있는 마음들이 있다면 꼭 지켜내시길 어딘가에서,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