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월간 윤종신] 6월호 ‘그래도 SUMMER’
2020 [월간 윤종신] 6월호 ‘그래도 SUMMER’는 여름을 환영하고 여름을 예찬하는 윤종신표 시티팝이다. 시티팝 시리즈로 채워질 여름 특집의 신호탄 같은 곡이자 윤종신의 여름 노래 가사들이 조금씩 재활용되어 새로운 모양으로 이어져 있는 조각보 같은 곡이다. 윤종신은 이번 곡을 준비하면서 자신이 청소년기에 열렬히 흡수했던 80년대 초중반의 시티팝에 가닿고자 했다. 9집 때부터 틈틈이 시도해왔던 시티팝이 이제야 자신에게 가장 맞는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 시절 자신을 매료했던 시티팝의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떠올렸고, 결국 최근 트렌드 안에 있는 시티팝과는 궤를 조금 달리하는, 사운드적으로는 아날로그를 지향하고 정서적으로는 낭만을 갈망하는 ‘오리지널’을 재현했다.
“작년에 ‘멋’이라는 노래를 통해서 얘기하기도 했지만 저는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자기만의 ‘멋’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는 전무후무한 시기를 지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환만 안고 살아갈 수는 없는 거잖아요. 일부러 노력해서라도 낭만을 잃지 말자는 거죠. 물론 그런 내가 허황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사치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그것이 우리가 계속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어줄 거라는 거예요. 이번에 시티팝을 선택한 건 시티팝이 워낙 여름과 잘 어울리는 장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티팝의 낭만과 풍요가 올 여름만큼이나 절실할 때가 또 있을까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시티팝을 만들고 싶었어요.”
윤종신이 가사로 ‘위로’를 전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힘들고 고달픈 상황을 가감 없이 그려내 공감을 사는 방식과 각박하고 피로한 상황을 잠시 잊게 함으로써 힘을 충전하는 방식. 우리는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어떤 이야기가 필요해 노래를 듣기도 하지만, 우리를 언제든 다른 세계로 도피시켜줄 짧고 강력한 상상이 필요해 노래를 듣기도 하니까. ‘그래도 SUMMER’는 후자의 방식을 택한다. 윤종신은 이 노래를 듣는 사람이 자신만의 시원한 여름을 떠올리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는 신나는 파도가, 누군가에게는 한 덩이의 수박이, 누군가에게는 평상 아래의 그늘이 연상되는 그런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
“여름은 낭만적인 계절이잖아요. 일단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맛이 나는 계절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는 그런 여름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스크와 함께 하는 여름일 테니 더할 나위 없이 무덥고 답답하겠죠. 이번 노래는 여러분에게 잠시나마 여름의 설렘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습니다. 마음대로 떠날 수 있었던 불과 얼마 전의 여름을 추억하면서, 그리고 견딘 만큼 더 커다란 기쁨으로 돌아올 다음의 여름을 기대하면서 이 노래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노래가 가까운 곳이라도 조용히 다녀오려는 분들에게는 ‘웜업’이, 다음을 기약하시는 분들에게는 고난 속의 ‘단잠’이 되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에서든 상상에서든 여러분의 여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어드릴 수 있기를.”
[6월호 이야기]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하여 썸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