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둥 [버둥과 요동치는 섬 part.1]
나처럼 사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너처럼 사는 사람도 너밖에 없을 것이고. 난 여전히 나 하나도 먹여 살릴 줄 몰라 종종거리고 있지만 또래 중에는 다른 생명도 책임지고 살아간다. 조금 익숙해졌다 싶어도 모든 일은 여전히 당황스럽게 아프고 놀랍게 행복하다. 각자의 삶을 사는 만큼 이르고 느린 건 없지만 일찍 사회에 질린 사람들을 만나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일을 마치고 뒤돌아 서서 거울 속의 내가 안쓰러운 날도, 이기적이지만 다행이라 여기는 날도 있는 복잡한 세월. 이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쉼표를 찍었다고 생각하려던 참이다.
좋은 음악이란, 좋은 예술이란 뭘까. 저번 공연의 나보다 더 나은 음악가가 되려면 단순히 연습 만으로 가능한가? 화려한 무대와 과분한 기회로 물든 2019년을 보내면서 내 것이 아닌 많은 것들을 만져볼 수 있었다. 단지 빌려 쓰는 거니까, 익숙해지지 말자는 생각이 늘 나를 쓸쓸하게 만들었다. 무명에 가까운 뮤지션 주제에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우스워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의 화려함 속에 불편한 내 모습이 음악과 프로필에 잘 드러났으면 한다.
'버둥과 요동치는 섬'은 버둥과 버둥의 라이브 프로듀서 우재의 프로젝트이다. 라이브와 음원 편곡을 차별화했던 게 버둥의 아이덴티티라면, '버둥과 요동치는 섬' 프로젝트에서는 우재의 프로듀싱과 함께 라이브 편곡을 기반으로 한층 더 다듬어진 음원을 하나하나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 이]는 버둥 의 첫 싱글이자 첫 번째로 시도한 풀밴드 사운드의 음원이다. 사운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뮤지션 우재 특유의 브리티시 록 사운드 연출이 버둥의 감성과 조화를 이룬다. 지난 버둥의 EP 두 장은 오롯이 본인의 변화와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어린 이]는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돌아 스스로 아직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 불안함을 느끼는 ‘이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폭넓은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기회들과 이르게 보냈던 2019년을 돌아보며 홀로 어설픈 왕관을 지고 있는 버둥의 모습을 프로필과 커버아트로 담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