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Sometimes
“텅 빈 심장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순간이 있다.”
하루 종일 표정없이 지내다 어쩌다 마주친 사람에게 슬쩍 인사를 건네며 굳었던 입꼬리를 올렸다 내리고 나면 그뿐이다. 쌓여가는 잡다한 마음의 찌꺼기들에 답답해져서 그냥 울기라도 해야겠다 생각하지만 눈물조차도 마음대로 흘려지는 건 아니었다. 어쩌면 감정을 찾아볼 수 없는 낡고 촛점 없는 눈을 가진 인형과 다르지 않다고 자각하는 순간, 그때이다.
“갑자기 넓은 들판을 시원하게 그저 내 달리고 싶다.”
그땐 몸집도 작은 아이였고 그래서 들판은 더더욱 넓게 보였다. 아무 걱정 없이 어떤 의도도 필요치 않은 자유로운 상태로 탁 트인 푸른 들판 가운데로 숨이 차오르도록 그저 달렸다.
“기억하니?”
꿈꾸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너는 정말 아름답게 빛났어. 그리고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처럼 많은 가능성들로 반짝이고 있었다는 것.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날씨란 원래 변덕스럽지. 해가 빛나다가도 곧 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려. 하지만, 비가 그치면 가장 맑고 깨끗한 햇빛이 네 머리 위에서 다시 빛날 거야.
“기억해줘!”
네 마음을 닫지 말아줘. 무슨 일이든 아직은 포기하지 말아줘. 어느 날의 비는 눈도 뜨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내리겠지만 그 비가 그치고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웅크렸던 마음을 열고 다시 한번 앞으로 나아가줄래?
I’m on your side and I’ll always be with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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