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면 모두 가상의 사랑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있을 때, 우리는 종종 상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곤 한다. 연락을 자주 해달라거나, 내가 맛있게 먹는 음식을 상대도 맛있게 같이 먹어줬으면 좋겠다, 나의 감정을 같이 이해하고 공감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 같은 다양한 것들을 말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완벽히 맞추어 줄 사람은 없기 때문에 결국에 우리가 바라는 그 인물은 우리가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일 수밖에 없다.
가상의 나는 늘 행복하지만 현실은 좌절할 때도 있고, 가상의 상대는 늘 나에게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현실의 상대는 나에게 화를 내고 투정을 부리곤 한다. 현실은 늘 가상 속의 세상에 한참 못 미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우리는 현실의 행복을 위해 가상을 만들고는 한다.
하지만 가상이란 것은 때로는 용기와 희망이 되어주기 때문에 현실의 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좋은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조금 더 하면 잘 될 수 있을 거야,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잘 해낼 수 있어와 같은 가상의 나를 따라가려는 노력은 우리에게 좋은 꿈을 심어주고 더욱 풍요롭고 행복한 현실로 자신의 앞에 나타나고는 한다.
이번 팔칠댄스의 EP 앨범 'Virtual Love' 은 이런 가상과 현실의 괴리를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누군가와의 첫 만남의 어색함을 느끼는 자리에서의 부담감 하지만 결국에 좋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감정, 이별을 직감한 연인의 상황 그리고 그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의 기류, 과거의 연인에게 버림받아 상처받은 여인에게 느끼는 희망적인 사랑의 감정 등을 담아낸 행복한 상상과 그렇지 못한 현실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재미있게도 이러한 우리가 실제로 경험할 만한 감정들만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수록곡 'I Wanna Stay With You'의 경우에는 팔칠댄스의 보컬리스트 비더블루의 반려견 룰루의 감정을 담고 있다.
비더블루가 외출을 하고 혼자 남아 있는 강아지는 무엇을 할까라는 다소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이 노래는 비더블루의 해석을 통해 혼자 남아 있는 반려동물의 감정선을 대변해 주는 듯한 기분이 들고는 한다.' 너의 걸음 소리 들릴 때까지 기다려'라는 대목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청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팔칠댄스의 EP 'Virtual Love'는 이러한 다양한 인물이 되어 희망과 좌절, 행복과 불행, 상처와 치유와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현실과 가상의 차이에서 오는 오묘한 차이점은 마치 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인 듯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그저 남의 얘기를 듣는 기분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기분 나쁜 현실에 대한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는 우리를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고는 한다.
메인 타이틀곡 'Daydream'처럼 마치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에 불과하더라도 기분 좋은 꿈을 꾸듯 이 앨범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