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곤 [우리 둘만 빛나네]
그런 날 있잖아요.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고민과 서글픔으로 견디기 힘든 그런 날.
마침 오늘도 그랬어요.
그래서 늦었음에도 혼자 있기 싫다는 투정을 부렸어요.
당신은 고맙게도 그냥 나와주네요.
언제부터였을까요?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당신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네요.
조금 친해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함께 있으면 솔직한 나 자신을 느껴요.
오늘도 이 밤을 걸으며 자연스레 얘기를 나누네요.
내 안의 지친 기억들 사이로
당신이 스며들어요.
우리는 수줍지만, 용기 있게 서로의 손을 잡네요.
고요한 도시를 함께 바라보다 마침 깨달아요.
모든 어둠은 잠들고 우리 둘만 빛나고 있어요.
-글- 오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