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예측 못한 폭풍을 부른 뒤에 비로소 전설이 될 단 한 번의 승리. 차분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피아노 건반 위로 귄이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목소리를 악기로 치환해 그 음색, 혹은 중독성을 강조하는 기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목소리가 악기와 비교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각각의 음절, 음표에 뜻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귄은
항상 이 점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곡의 길이, 그 안에서 늘어놓아야 하는 제한된 문장에 의미를 심고 이를 서사로 만드는 작업은 언제나 고된 일이지만 귄에게는 아무 내용 없이 본인의 자랑을 휘갈긴 가사를 쓰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일이었다. 이번 앨범 또한 홍진호의 예전 사건을 풀어내면서 그가 가진 2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2+2분 22초로 곡의 러닝타임을 설정하고 1절의 마지막 부분부터 첫 후렴구까지 22개의 라임을 사용하면서도 곡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한 모습을 보여준다. 곡의 제목을 보고 혹 청자들은 본 앨범이 방송인 홍진호의 이미지에 따른 장난스러운 콘셉트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곡은 '선수 홍진호'에 관한 노래이다. 이 내용을 모르는 청자를 위해 덧붙이자면 2009년 당시 홍진호 선수는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그야말로 최약체의 선수였다. 735일에 달하는 나날 동안 스타크래프트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홍진호 선수는 당시 그저 놀림의 아이콘으로 이미지가 굳어있었다. 그러나 그 해 6월 20일, 패배만을 곱씹던 홍진호는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으로 불리던 김택용을 마주하고 경기에서 극적으로 승리한다. 본 앨범은 당시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고 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되는 이 경기를 모티브로 삼아 제작되었으며 경기의 내용보다는 당시 홍진호 선수가 느꼈을 부담감과 내적인 흔들림을 화자에 이입해 묘사했다. 본 앨범은 준비 중인 귄의 EP 앨범 속 수록곡을 선공개한 것이다. GUIN은 앞으로 두어 곡의 선공개 싱글을 추가로 발매한 뒤 EP 앨범 또한 발매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곡 사용을 허락해주신 홍진호 님, 이승원 해설가님, 유대현 해설가님, 커버 폰트를 제작해 준 김영준 형, 곡 제작에 도움을 준 CiaNo, K.razor, 그리고 GMRP 식구들께 감사드립니다. 01. 홍진호 .... ....
Produced by Eastern Dust Lyrics by GUIN Recorded by Guest House ‘S’ Mixed by CiaNo @cianotebook Mastered by CiaNo @cianot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