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 [You're my sunshine]
사랑은 흔하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랑이야기들이 있고 그 중에는 노래가 된 것도 많다. 대부분의 사랑노래는 언젠가 누군가의 이야기로 존재했던 상투적인 일일 수밖에 없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그러나 당장 사랑의 설렘, 그 한복판에 서 있는 이에게 자신의 사랑은 언제나 유일무이하고 전무후무한 특별한 사건이 된다. 그 뻔한 이야기가 진정 나의 것으로 다가올 때, 드라마는 바로 그 순간에 탄생하는 것이다. 세레나데, 혹은 러브송의 성패는 이 드라마를 포착하는 일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 특별함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였을 때 사랑의 상투성은 오히려 폭넓은 공감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이인세는 줄곧 사랑을 마주하는 그 순간에 발생하는 드라마를 노래해왔다. 세상에 처음 내어 놓은 ‘With You’부터, 그가 속한 밴드 코로나의 대표곡 ‘너의 손 잡고’, ‘Shine’, ‘Flower’에 이르기까지, 그는 일관적으로 사랑에 빠진 한 남자를 페르소나로 삼아왔다. 세상에 널려있는 수많은 사랑이야기의 상투성을 극복하고 특별한 분위기를 부여하는 일은 이제 그의 전매특허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싱글 ‘You’re my sunshine’역시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다.
아침해가 떠오른 순간부터 막차가 끊긴 시간까지 남자는 한 사람만을 위한 쉐프가 되기도 하고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기도 하며 헌신한다. 어느 로맨스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이 장면에서 주목해야 하는 지점은 헌신의 행위 자체가 아니라 행위의 동기가 되는 감정이다. 이인세는 특유의 섬세한 보컬 톤으로 사랑의 설렘과 그로 인한 기쁨, 그리고 그 이면에 존재하는 사랑이 시작되는 시기의 긴장감까지 표현해내고 있다. 이러한 추상적인 요소들에 ‘624’의 랩이 더해지며 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남자의 감정을 전달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방식의 감정전달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 청자는 스스로 가사 속 헌신의 주체가 되기도 하고 그 대상이 되기도 하며 자신이 경험했던(혹은 경험하기를 희망하는) 사랑의 특별한 순간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Day ver. 과 Night ver. 두 가지 버젼이 수록되어있다는 것이다. 가볍고 화사한 톤의 악기들을 전면에 배치한 Day ver.과 차분하고 무게감 있는 편곡의 Night ver.이 각각 그 순간의 환희와 떨림을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노래가 지난날의 어떠한 기억을 환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러닝타임동안 어떠한 기억과 감정을 재생하게 될 것인지는 온전히 청자의 몫이다.
강백수(시인, 싱어송라이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