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boom(차붐) 두번째 EP, [SWEETS & BITTERS]
전작인 [SOUR]에 이어 flavor EP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자 차붐의 2년만의 신보이다. 한국적 느와르 감성으로 본인만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온 그가 이번에는 [SWEETS & BITTERS] 달콤 쌉싸름한 맛으로 돌아왔다. 전작에서의 앨범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영화 장르로서의 ‘느와르’와 같았다면 이번 작은 ‘드라마’에 가깝다. 그가 앨범에서 다루는 주제의식과 스토리텔링, 화법은 여전히 이른바 ‘차붐의 방식’대로이지만, 이번 작과 전작의 다른 지점은 그간 곡의 흐름이 자신이 겪은 어떠한 사건과 이를 통하여 느낀 감정을 듣는 이로 하여금 설명과 설득하는데에 집중해왔다면 이번에는 감정의 표출과 설득을 최대한 자제하고 음악 그 자체로 풀어내고 있다. 때문에 전작에 비하여 한결 템포는 차분한 분위기이지만 전반적으로 그의 말투는 건조하고 더욱 회의적이다.
이번 [SWEETS & BITTERS] 역시 차붐 앨범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볼 수 있는 나레이션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현상황의 본인의 감정을 나타낸 인트로 ‘Very Dry Very’ 부터 시작하여 ‘신세계’, ‘단지’, ‘1억원’을 통하여는 한바탕 태풍이 지나간 이후 자신이 삶에 어떻게 대처해왔느냐를 보여주고 있다면 이후 ‘불 나’와 ‘왕’은 오히려 시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앨범이 영화 장르로써의 ‘드라마’에 가까운 지점은 그 이후 일곱 번째 트랙에서부터 짙게 나타난다. ‘Aoi Sola’를 기점으로 앨범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변화한다. 한사건을 통하여 그동안의 길게 늘어진 고무줄처럼 긴장되어 있던 끈은 한순간 끊어지게 되고 이는 차붐을 한도 끝도 없이 추락시킨다. ‘옳은 일’, ‘두둠칫’,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Au Revoir La-Haut’까지의 흐름은 어디까지가 차붐의 상상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다만 듣는 즐거움과 집중도는 이 위험성만큼이나 몇 배로 증폭된다. [SWEETS & BITTERS]는 어떤 의미에서 그의 가장 개인적인 앨범이지 않을까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