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월간 윤종신] 6월호 ‘늦바람’
2019 [월간 윤종신] 6월호 ‘늦바람’은 50대에 접어든 창작자 윤종신의 소회와 다짐을 정리한 곡이다. 혹자는 50이라는 나이를 차갑고 비관적으로 바라볼지도 모르지만, 나는 조금 더 찾고 싶고 걷고 싶다는 윤종신의 마음이 꾸밈없이 담겼다. 최근 그가 선보이는 가사 속에는 유독 삶에 대한 의지와 변화에 대한 갈망이 눈에 띄는데, 윤종신은 그 이유에 대해서 아마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실함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는 50대가 자신이 생각하는 젊음의 끝자락이 아닐까 싶다면서, 내게 주어진 시간이 마냥 넉넉한 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모험을 감행해보고 싶다고 고백한다.
“2, 3년 전쯤이었던 것 같은데 하루는 [라디오 스타] 녹화를 끝내고 좀 멍해진 적이 있어요. 오늘 녹화에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더라고요. 늘 해 오던 대로 열심히 웃고 떠들었다는 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내가 한 말을 내가 또렷하게 기억할 만큼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거죠. 그때 문득 ‘아, 나는 이런 존재가 되었구나.’하고 실감했어요. 오랜 반복으로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 힘을 들이지 않고도 스스로를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된 거죠. 그리고 비로소 나 자신에게 의문을 갖게 되었어요. 이게 정말 나라는 사람의 끝일까, 이게 진짜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윤종신은 2019년 10월 이후로 모든 방송 활동을 접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2020년부터 시작될 ‘월간 윤종신 이방인 프로젝트’를 위해서다. 윤종신은 2020년 한 해 동안 고국을 떠나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며 창작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무려 12년 동안 지켜왔던 자리를 내려놓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지만, 그는 단호하게 다가올 2020년의 도전이 자신에게 이득일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떠나 있는 동안 경험하는 모든 것에 새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저는 여지껏 스스로를 ‘나그네’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거든요. 저를 ‘떠돌이’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곤 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지난 30년 동안 제가 ‘서울’이라는 한 도시에 살았더라고요. ‘나그네’나 ‘떠돌이’라는 게 단순히 물리적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사람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진짜 ‘나그네’ 같은 사람이 맞는지 궁금해지는 거죠. 내가 생각하는 내가 맞는지, 내가 되고 싶었던 나와 실제의 나는 얼마나 다른지 확인해보고 싶은 거예요. 윤종신이라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는 낯선 곳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그 동안 내가 경험했던 외로움은 과연 어느 수준이었던 건지, 나는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 사람인지…… 내 인생,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싶은 거죠. 나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해결은 낯선 곳으로 무작정 떠나서 직접 살아보는 것 말고는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고요.”
‘늦바람’의 뮤직비디오에는 윤종신처럼 데뷔 이후 멈추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동갑내기 아티스트 구준엽, 김완선, 김현철, 엄정화가 출연했다.
[6월호 이야기]
“겪는 게 이득이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