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he : Episode 9, 그래 그래 그래]
삼척해변 앞 횟집에서 둘은 웃다가 토할뻔했다.
대학 동기는 초중고 동기와는 다른 느낌이 있다.
오랜 친구와는 다른 사춘기가 지나고
갓 스물이 된 성인이 되어 친해지는 경우는
오히려 초중고 친구들과는 다른 진한 느낌이 있다.
혜원과 선미는 같은 대학 동기이자 절친이다.
둘은 같은 첼로 전공이자 둘도 없는
소울메이트이자 친구라고 하기엔
부족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가까운 관계이다.
한마디로 절친 중에 절친인 셈이다.
혜원이 동기들과의 술자리에서 막차가 끊길 때까지
술을 마시는 바람에 같은 자리에 있었던
선미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면서 둘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게 되었다.
요리를 잘하는 선미 덕에 혜원은
다음날 선미 집에서 해장을 하고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다시 선미의 집으로 들어와
수다를 떨다가 저녁을 차려먹고
영화를 보며 놀았다.
사람이 자기의 집이 있는 상태에서
타인의 집에서 2박 3일을 아무 이유 없이
지낸다는 건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리고 1박 2일과 2박 3일은 큰 차이가 있다.
그때부터 둘은 절친 중의 절친이 되었다.
특이하게도 둘은 영화에 대해서
그 영화 속 음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작 둘은 서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잘 모른 채로 서로에게 깊이 스며들었다.
어떻게 보면 신기한 관계이기도 했다.
삼척이 고향인 선미는 고향집에서
다가올 2학기 수업 들을 혜원과 같이 듣고
싶어 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혜원이 혼자 삼척에 있다는 걸 알았다.
여자의 마음은 파도 속의 구름과도 같다.
흔들리지만 흔들리지 않는,
흐릿하지만 선명한 부분이 있는,
지도에 나오지 않는 아름다운 섬과도 같다.
[About HeShe]
‘ 그들과 그녀들의 이야기들, HeShe ‘
‘100곡과 100개의 입술, 그리고 10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
‘그들과 그녀들의 이야기들’
HeShe는 작곡가 이치우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HeShe라는 이름으로 100곡 발매와,
100개의 아티스트의 입술로 작업된 재킷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다.
발매될 때마다 추가될 HeShe Episode에서는
총 10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이 연재될 것이어서
발매되는 음악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0개의 입술이 모여 졌을 때 어딘가에서 열릴
전시회와 파티에서 많은 분들을 뵙길 바라며.
[About Artist]
아홉 번째로 히쉬와 함께한 아티스트는
밴드 오리엔탈 쇼커스 의 보컬 김그레 이다.
우리가 목욕탕을 갔다가 나왔을 때 먹는
빙그레의 바나나우유처럼 기분 좋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하는 김그레 에게
히쉬와 함께한 이번 곡은 기존 김그레의
음악 색깔과는 정반대의
재미를 느끼며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참고로 이치우는 올해 초에
제주도 탄산온천 노천탕에서
오리엔탈 쇼커스 를 만났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