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아이드 소울' 디지털 싱글 [Thank Your Soul]. 그들의 과거는 현재가 된다.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은 이른바 '주류 음악'의 지배를 강하게 받아왔다. 한 시대를 대변하는 음악의 장르나 트렌드로 급격하게 몰리는 성향을 보여 왔으며, 이런 성향 때문에 그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 뮤지션들은 수면 위로 떠오르기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이런 한국 대중음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시대의 흐름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음악들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 흔한 TV 프로그램에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는 이들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고의 음반 판매량과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Soul'이다. 'Soul'이란 장르는 참 많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강성이라 일컬어진 딥 소울,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타운 소울, 흥겨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훵키 소울, 바람처럼 부드럽게 넘실거리는 필리 소울 등 '소울'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에서 같을 것 같지 않은 많은 느낌의 음악들이 사랑 받았다. 그렇다면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또한 바로 'Soul'이다. 장르로서 규정된 'Soul'의 의미에 앞서 'soul'이라는 단어는 내면의 정신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Soul'이란 'inner spirit'을 자극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음악은 'Soul'의 기본과 강점을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단순한 가창력만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내면의 소리를 담아내고, 그를 통해 대중의 'inner spirit'에 울림을 전한다. 음악이 전해야 할 궁극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음악은 계속해서 과거의 낯선 땅으로 향하고 있다. 1970년대, 1980년대 미국의 어딘가를 향하며 2010년대의 한국 대중에게 낯선 음악을 전하고 있는 이들. 하지만 이들의 소리가 대중의 마음에 닿으면, 대중성 없는 리얼 소울 음악이 대중성을 확보한다. 이제 이들이 만들어 내는 음악은 소울 변방 한국의 대중에게 새로운 음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과 대중적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내면의 울림으로 만들어 낸 10년의 성공. 과거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으며 성장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10년의 시간을 지나며 소울의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가 된 중창 하모니 브아솔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싱글 형태로 공개된 이번 음반의 특징은 멤버 개개인의 색이 도드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록곡들은 4명의 목소리와 파트가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하나의 소리가 되어 전개된다. 4명의 가창력을 나누어 더하는 수준을 넘어서 하나의 합으로 음악을 그려 나간다는 점에서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발전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970년대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디스코 태동기의 따스한 흥겨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가성으로 메인 멜로디를 그려 나가며 3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의 간극을 무색케 하고 있다. 30대 중반 전후의 나이에 이르렀음에도 더 맑아지는 이들의 음색 또한 세월의 흐름을 무색케 한다. 거의 모든 곡과 파트에서 거부감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유려한 가창은 이들이 가수로서 얼마나 충실한 삶을 살아왔는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섬세하면서 웅장한 울림, "너를", 흥겨움으로 포장된 'Ultimate Triple Single'.
이번 음반은 정규 4집 앨범 발매에 앞서 디지털 싱글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한 곡의 리믹스 넘버를 포함 총 4곡이 수록되었다. 3곡의 온전한 싱글을 한 음반에 수록한 이름하여 "Ultimate Triple Single".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다채로운 완성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구성으로 '브아솔'표 중창 발라드인 타이틀곡을 흥겨운 3곡이 감싸고 있는 구도가 흥미롭다. 첫 트랙인 "You Are So Beautiful"은 1970년대의 세련된 소울 넘버들의 느낌을 담고 있다. 처음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한 달콤한 러브송으로 한발 한발 가볍게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리듬 전개가 사랑의 설렘을 동적으로 묘사하는 듯하다. 두 번째 트랙인 "Philly Love Song"은 전형적인 1970년대 필리 소울(Philly Soul) 스타일의 곡으로 소울에서 디스코로 이어지는 소울 음악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오픈 하이햇 리듬을 사용한 것이 감상 포인트로 가볍고 스피드한 오픈 하이햇 연주법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세 번째 트랙은 타이틀곡 "너를". 6/8박자 계열의 R&B 발라드로, 전형적인 중창단을 위한 곡이다. 웅장함을 유지하면서도 감성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편곡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기존 브라운아이드소울표 발라드 곡들의 장점을 그대로 간직한 곡으로 파워풀한 나얼의 보컬과 멤버 개개인의 개성 넘치는 보이스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트랙은 일렉트로닉 믹스 사운드의 귀재, 케이 지 트래버스(Kei G Travus)가 리믹스한 "Philly Love Song"의 'Kei G Travus Regrooved Mix' 버전. 현대적인 사운드로 원곡의 흥겨움에 그루브를 더했으며 원곡의 리듬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음악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은 [Thank your soul]이라는 말로 팬들의 'soul'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브라운아이드소울'에게 'soul'이란 '영혼'이 아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혼'이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이 [Thank Your Soul]인 이유는 '혼', 즉 사람에 대한 감사를 의미한다. 진정한 팬들에 대한 감사이기 때문에 음반 타이틀을 [Thank Your Soul]로 정했다는 '브라운아이드소울'. 팬의 한 사람으로서 '브라운아이드소울' 그들의 'soul'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 / 대중음악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