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위 위에 올라가 물총을 쏘아대고 있었고 누군가 아래쪽에서 얼굴을 막고 있었다. 내가 발이 미끄러지자 그는 가까이 다가와 나를 잡아줬다. 그의 얼굴은 뿌옇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그게 누구였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때의 분위기와 느낌, 그리고 마치 꿈속에서 나를 보는 것처럼 물총을 쏘고 있는 나만 기억에 남아있다. 그건 누구였을까. 사라져도 될법한 기억인데도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는 누구일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