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석 [육교 위에서 내려다볼 때]
집 앞에 초등학교와 연결된 조그만 보도 육교가 있다. 육교 건너편 바로 아래에 마을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그 곳에서 햇빛이나 비를 피하면서 버스를 기다리곤 했다. 최근 홍대에서 꽤 유명한 로스터리 카페가 육교 앞에 크게 들어왔는데, 가끔 연기가 하얗게 피어오르며 콜롬비아라든지 에티오피아라든지 하는 고소한 커피콩 냄새 풍겼다. 이 육교를 오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처럼 버스를 타기 위해 건너는 사람도 있을 테고, 하교하는 초등학생도 있을 테고, 커피 냄새에 홀려 육교를 건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육교를 건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아래를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무엇을 떠올렸을지, 그런 생각을 하며 곡을 썼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