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 [Fallen 2020]
2009년 신연식 감독, 최용진 촬영감독을 만나 함께 한 영화 [페어러브] ‘Fallen’ 음악 작업은 나의 철학과 가야 할 길을 무척이나 많이 바꾸어 놓았다.
음악이 영화에 녹아들어야 하고, 주인공이 아닌 배경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 작업을 하면서 꽤나 고통스러웠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같이 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그런 기억은 회상을 통해 들춰내야만 겨우 그 존재 여부가 다시 살아나기도 하니까...
그런 이유로 모든 곡의 가사를 영어로 발표하기로 한 우리의 결정이 대중과 평론을 갈라놓았다. 혹 무지한 댓글들의 주인공들은 나의 국적과 애국심을 의심하며 우리의 음악들을 하나씩 찢어 놓았다. 심지어 지인들조차 한국어로 바꿔야 대중성이 있을 거라며 내 걱정을 해주었다. 감사하게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시 쓰고 고치고를 수백 번이나 해보았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곡에 어울리는지는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더 미룰 수는 없는 일이기에 2020년 글로벌 코리아를 꿈꾸며 용기를 내어 발표해본다.
그 기억조차 지워지기 전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