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제길...”
내가 매일같이 얘기하던 것들이었다. 이제 곧 꺼질 촛불마냥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기다리는 ‘불씨’ 같은 삶. 난 그냥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혹여라도 되는 일이 생기면 그건 내 인생에 엄청난 사치라고 생각했다. 왜냐, 곧 안 좋은 일이 일어날 테니까. ‘오늘도 역시 안 좋은 일이 있었냐’라고 묻는다면, 심지어 그 질문조차 하루에 10번 이상은 받으니 귀찮아 죽겠는 것. 어찌 보면 난 그 자체가 안 좋은 일이다. 소확행은 무슨 ‘소확불’.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불행했다. 인생의 재미를 찾는다면 그닥. 도대체 뭐가 재밌는 걸까. 돈이라도 펑펑 쓰고 싶다. 하루에 택시 두 번 타는 날이 있다면 그건 내 생일. 딱히 술담배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 흔한 담타와 술자리도 없고, 간혹 술자리라도 가면 음악은 무슨 또 뭐그리 큰지 시끄러워 죽겠다. 커피 한잔하며 소소하게 담소라도 나눈다면 그것 딱 30분. 딱히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없는 게 아니라 생겨난 일이 없어서 얘기를 못 한다. 뭐 그냥 재밌는 게 없다. 그나마 음악을 들을 때 조금 행복했던 것뿐. 이유는 남의 감정을 듣는 것 같아서... 캬... 만약 나에게 ‘좋아하는 가수 있어?’라고 묻는다면 음 요즘은 딘딘이 있었다. 그래 나는 딘딘 음악을 즐겨듣는다. 이유를 묻는다면 딱히 이유가 없다. 방송에서 밝게 웃고 떠드는 그를 보다가 그가 부르는 슬픈 음악들을 들으면, 사람 사는 모습 다 똑같아 보인다. 그의 삶처럼 웃고 싶지 않은데 웃는 날 있겠고, 웃고 싶은 날 슬픈 노래를 부르며 감정 잡아야 할 때도 있겠고 말이다. 그건 그의 친구 슬리피도 같다. 고생을 너무해서 고생 그런 거에 감각이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웃고 싶은 날이 없을 사람이라고 느낄 정돈데 그도 너무 밝다. 다들 참 밝다. 나랑 다르게... 부럽고 또 부럽다. 그래서 유일하게 내 플레이리스트를 채운 두 사람이다. 그런 두 사람이 참여한 유재환의 신곡 “좋은 일만 생기네 진짜 신기하다”를 들으면 마치 내 인생이 바뀔 것만 같다. 소확불 소소하지만 확실한 불씨였다. 다가올 신년 첫 시작 음악은 무조건 “좋은 일만 생기네 진짜 신기하다”를 들어야겠다. 그러면 나는 매일같이 얘기할 것 같다 이렇게.
“안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대길(大吉)...”
허구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이지만, 이런 형식으로 앨범 소개를 썼다는 점이 참으로 특이하다. 위 내용은 3번 트랙 “좋은 일만 생기네 진짜 신기하다”의 앨범 소개이다. [들어주세요!!]라는 앨범 타이틀도 '듣다(Listen)' 와 기도를 '들어주세요(Pray)'의 맘속 기원을 이중적 의미로 둔 앨범명이다. 그만큼 이번 앨범에선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라는 맘이 잘 녹아든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