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한국의 음악가들이 만나 내뱉은 새로운 언어.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과 'Eyre Llew'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Carrier]
만약 다른 세계의 경계에 존재하는 음악가들이 만나 동고동락하며 투어를 하고, 음반을 만든다면 어떨까?
그것은 어쩌면 모두에게 신선함을 선사 할 수도, 혹은 예상과 달리 꽤 친숙한 것이 될지도 모른다.
[앨범 소개]
[Carrier]는 지난 2018년 봄부터 시작된 한국의 뮤지션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과 영국의 뮤지션 ‘Eyre Llew’ 두 팀의 투어 프로젝트의 마지막 결과물임과 동시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앨범이다.
이미 아트워크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이들은 음반을 통해, 순수한 눈으로 볼 수 없는 현상들과 움직임, 피상적이지 않은 모든 것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현재, 그들의 손에 눈으로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쥐어진 것처럼 말이다.
두 팀의 만남은 지난 2018년, 하이징스(Highjinkx)와 함께한 투어 익스체인지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어졌다. 영국에서의 한 달, 그리고 한국에서의 한 달, 두 차례에 걸쳐 동고동락한 투어 공연은, 이들이 빠른 시간에 ‘다른 무엇’이라는 벽을 허물고, 자신 고유의 색을 무너뜨리지 않되, 타인의 숨을 이해하며 유연한 조화를 담은 음반을 만드는 데 도달케 해 주었다.
‘Carrier’는 과학적 용어로 사용될 때 유전자 형질을 옮기는 사람이나 생물의 뜻을 가지기도 하지만, 어학 단어로서의 ‘Carrier’는 무언가를 운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다중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에 두 팀은 청자에게 ‘겁진하지 않는 이데아를 전한다.’는 다소 주관적인 해석을 담았다.
창작자는 손에 쥔 것들을 청자에게 내던지는 과감함이 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벗어나는 순간, 어떤 형태의 힘을 받게 될지는 오로지 청자의 몫이다. 두 팀의 컬래버레이션은 신선한 경쾌함이 있으며, 부드러움 또한 공존한다. 이렇게 두 팀은 반드시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과 Eyre Llew여야만 했을 때 청자가 맞이하게 될 새로운 채도와 언어를 자아낸다.
“사랑을 담아서”
가끔은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는 앙증맞은 상상을 합니다.
면허는 없지만, 그래도 타임머신이 생긴다면 어디로 운전해볼까 도요.
그리고 대부분의 지점은 과거입니다. 또 그리고 후회가 많아서요, 사랑이 끈적해서요.
지난해 영국에서 지낸 볕은 저에게 꼭 타임머신을 타고 싶은 때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해주어요.
그리고 더 사랑하고 싶어서, 더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꽃집에 들러 꽃을 고르듯, 윤이 나고 건강한 것들을 소중히 담았어요.
내가 가진 사랑에 색이 있다면 그건 무슨 색일까요?
아마도 A는 시린 형광, B는 칙칙한 회색, C는 보편적 빨간 것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D,E,F,가,나,다,라... 등등
그리고 색이 어떻든, 모양이 어떻든,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싶어요. 마구 던지고 싶고요.
그리고 이제 네가 받을 차례예요!
- 안다영
“10년 만의 일기”
2018년 5월, 엘루와 만났다.
첫 만남에는 반가우면서도 다소 어색하고 서로 다른 언어로 말을 편히 꺼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쌓일수록, 어색함은 무색해졌고, 되려 편안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별하게 되는 날의 아쉬움을 미리 가늠하게 해주었다.
나중에는 표정을 보고 어느 정도는 기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이가 되어서, 마지막으로 'Moeve'를 작업하던 때에 잭과 함께 연주를 짜며 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게 되었고, 무리 없이 녹음할 수 있었다.
서로를 꽤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그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빠듯한 투어 기간 동안 서로를 지지해주며 만들어진 즐거운 감정들과, 길면서도 짧은 여정의 일기장이 되었고 종착점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만남을 기약할 수 있는 증표기도 하다.
- 박성훈
“수상한 편지“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지구를 반 바퀴 돌아 한국에 도착하게 되었으며… (중략)
시작지와 종착지에서 나고 자란 두 밴드가 각 나라에 들러 한 달씩 투어를 교환하는 과정 중 기쁨, 슬픔, 배고픔 등의 다양한 마음을 서로 나눈 끝에 탄생한 공동의 결과물이다.
이 편지를 일주일 안에 주변 사람 10명에게 보내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나, 좋은 것은 나눌 때 더욱 빛이 나는 법.
읽고 듣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는 동시에 두 팀이 계속해서 만들어갈 다음 활동을 기대해주길 바라는 바이다.
- 김하람
“이씨의 보고서”
-목차-
가. 계기 및 전개
나. 투어 일정
다. 음반 제작
가. 계기 및 전개
1. 2018년 5월. 영국의 밴드 ‘Eyre Llew’와 투어 익스체인지 프로젝트를 시작
2.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투어 공연을 통한 두 밴드의 음악적 교감 형성
3. 투어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로, 이를 기념하는 음반 제작
나. 투어 일정
1. 2018 상반기 영국 투어
1-1. 지역 : 런던을 포함한 영국의 11개 지역
2. 2018년 하반기 한국 투어
2-1. 지역 : 서울을 포함한 한국의 7개 지역
3. 투어 기념 마지막 공연
3-1. 일시 및 장소 : 2018년 10월 27일 서울 벨로주
다. 음반 제작
1. 지난 2018년 10월, 한국에서의 투어 일정 중 음반 작업
2. 두 밴드의 즉흥 합주를 통하여 작곡 및 편곡 작업 진행. ‘Moeve’ 탄생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앨범 [Carrier]가 탄생하게 되었음을 알립니다.
서로의 마음들이 오고 가면서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진 앨범이라 생각하는 바입니다.
머지않은 때에 재미있는 것들로 또 만나 뵙겠습니다.
- 이건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