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 – 드림캐처
일요일 오후였을까. 눈을 반쯤 뜨니 거실이 주황빛으로 번졌다. 집이다. 엄마 무릎을 베고 잠에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볼과 귀가 뜨끈하다. 등 뒤로 더빙된 웃음소리, 낯익은 연예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는 티브이를 본다. 베란다에는 땀에 전 티셔츠와 운동화가 널려있고 이따금 자전거 벨소리가 무심히 지나간다.
아, 햇빛이 커튼을 거쳐 주황색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노랗고 하얗던 것이 커튼을 거쳐 거실을 붉게 물들인 것이다. 땀방울이 목덜미에서 등으로 떨어진다. 차가운 유리병에 담긴 물을 상상한다.
선풍기를 틀었다. 눈을 감고 "아". 목소리가 잘라지고 회전한다.
그 해 여름은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는 날이다. 몇 월인지, 며칠인지 모르는 시간이 사라진 하루다. 붉게 물든 그곳을 이제껏 기억하는 것은 긴 밤, 내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다. 꿈과 꿈 사이 지독하게 외로워하는 것이다.
그날은 일요일 오후였을까.
글: 함병선(위아더나잇 보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