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우리 사랑에 대하여 [스노클링]
바닷속은 아름답다. 우습게도 그 속에서 숨 트이는 기분을 느낀다. 공기통 없이는 호흡이 불가능한 다른 환경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들을 벗어나서야 숨과 나에 오롯이 집중해 삶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다. 물방울이 부서지고 날아다닌다. 무엇으로부터의 해방감일까. 하지만 고작 허공으로 한 발자국 내디뎌 아래로 내려갔을 뿐 변한 것은 없다.
당신을 만나면 그렇다. 아무 음식이나 먹어도 좋고 어떤 곳이어도 좋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음식점보다는 한적한 옆 가게에서 식사에 집중하고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여행지에서 기대와는 다른 숙소의 외관을 보며 '이건 사기 수준 아닐까'라고 깔깔대던 날, 우리는 그래도 좋았다. 이유는 한 가지이다. 조용했다. 함께일 때는 덜 방해받고 싶었다.
5월이 끝나기 전 이 곡을 들려주고 싶다.
글: 함병선(위아더나잇 보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