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면 소리, 연기면 연기, 재담과 춤은 물론이고 시크한 유머와 특유의 쿨함, 어물쩡 넘어가는 법이 없이 정확한 성격까지 갖춘 아티스트 추다혜. 그녀는 원색에 가까운 보이스와 주체할 수 없는 끼, 탄탄한 실력으로 밴드, 전통, 연극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민요 록밴드 씽씽의 활동 중단 이후, 그녀의 다음 행보에 대해 많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된 가운데 추다혜는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홀연히 무대를 떠났다.
그리고 2년이라는 긴 숨 고르기의 시간을 지나, 추다혜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펑쿳(funk &굿)’을 주제로 한 실험적 정규앨범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2020년 5월, 추다혜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색채로 가득 찬 ‘추다혜차지스’의 첫 정규앨범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를 발표한다. 이들이 내놓은 앨범에 수록된 총 아홉 곡의 음악은 펑크와
힙합 사운드를 전통 무가(굿 음악)와 절묘하게 빚어냈다.
그녀를 수식하는 다양한 역할들이 있지만, 그녀는 본인 스스로를 ’아티스트’로 소개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그녀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을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끊임없이 개발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추다혜가 가진 매력이자 경쟁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추다혜차지스’는 밴드라기보다는 아티스트 그룹이라고 해야 맞겠다. 추다혜와 기타에 이시문, 베이스에 김재호, 드럼에 김다빈이 내놓은 이번 정규앨범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는 이들의 모든 것을 오래 고아 낸 결과물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집요하고 섬세한 표현’에 있다.
이번 앨범에서 추다혜차지스가 선보이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모던하고 군더더기 없는 색채는 그들이 굿이라는 마이너코드를 향해 집요하게 달려든 2년간의 수확이다. 가까이에서 손을 내밀던 화려한 무대들을 거부하고 굿을 주제로 좁은 작업실에서 ‘차지스’와 함께 동고동락한 추다혜는 전통에 머무르던 소리가 현재에도 충분히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소리는 과거에 머물러 있던 소리를 ‘지금’의 것으로 가져다 놓는 신비함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얘기하는 ‘소리’라는 건 단순히 사운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가진 보이스의 톤과 무대 매너, 오랜 시간 여러 장르와 굵직굵직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스스로 충실히 갈고닦은 그녀의 ‘색’을 뜻하는 것이다. 그것은 민요 록밴드 ‘씽씽’의 일환이자 홍일점으로서 그녀가 보여준 ‘힙한 스타일’ 너머에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