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을 함께하는 밴드, 2020 [월간 톰톰] 8월호
[Drive To The Moon]
일상의 풍경은 나와는 상관없이 흘러갑니다. 나의 기쁨과는 상관없이 누군가는 울고 있고, 나의 슬픔과는 상관없이 누군가는 행복해합니다. 날씨도, 계절의 향기도 모두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습니다.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아주 가끔,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아름다운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얼마 전의 일이었습니다. 늦은 밤, 일 때문에 차를 몰고 어디론가 가는 길이었습니다. 습하지 않은 초여름, 라디오에서는 그날따라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도로 위에 차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들떠서, 원래대로라면 거치지 않을 길을 찾아서 달리게 되었습니다. 조금 돌아가도 그 기분 좋은 순간을 즐기고 싶었습니다. 이윽고, 한강을 건너는 고가도로에 올라간 순간, 낮고 환하게 떠 있는 보름달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마치 제가 가야 할 곳이 달이었던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큼 환하고 아름다운 달이었습니다. 한참이고 달을 바라보면서 달렸던 한 밤의 드라이브였습니다. 이 노래는 저를 둘러싼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드물게 찾아올 당신의 완벽한 순간에 이 노래가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라이너 노트]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위의 글은 경험담입니다.
날씨 좋은 여름의 새벽 2시, 시속 80km의 속도에서 들어주시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한상태
*월간 톰톰은 “당신의 시간을 함께하는 밴드”라는 모토 아래 2017년 4월부터 시작된 톰톰의 월간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곡은 28번째 곡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