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세상을 떠나버린 젊은 천재가 사후 남긴 이모-트랩의 청사진
릴 핍(Lil Peep)의 두번째 정규 앨범 [Come Over When You’re Sober, Pt. 2]
릴 핍의 음악을 설명하는 여러 명칭 중 이모 트랩(Emo-Trap)이 있다. 실제로 이모코어가 맥을 못 추는 시기 그가 등장해 비관적인 마성의 멜로디로 랩을 했다. 피치포크(Pitchfork)의 스티븐 J. 호로비츠(Steven J. Horowitz)는 릴 핍을 두고 '이모의 미래'라 말하기도 했다. 트랩과 이모코어 사이를 불안하게 줄타기하는 그의 신비로운 노래는 역으로 힙합을 많이 듣지 않는 이들 또한 쉽게 매혹시켜내기에 충분했다.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프로듀싱은 스모크애색(Smokeasac), 그리고 IIVI가 담당해내고 있다. 스모크 애색의 경우 릴 핍의 초창기부터 함께해오면서 'Awful Things', 'Benz Truck' 같은 중요한 곡들 또한 다수 다뤄왔다. 스모크애색은 릴 핍 없이 이 앨범을 작업하는 것이 너무 힘든 일이었고 그 없이 이것을 끝내고 싶지 않았지만 팬들의 요청에 의해 이를 끝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수상하면서도 어딘가 탐미적인 세계관은 여전하다. 고독함과 무기력함 속에서 그는 차분한 절규를 이어나가고 있다. 릴 핍은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움켜쥐고 힘이 닿는데 까지 스스로의 감정을 슬로우 모션으로 늘어놓는다. 그리고 그 무분별한 에너지는 종종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염된다. 이 나약한 마음의 생채기들은 오히려 듣는 이들의 가슴을 조여오게끔 만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