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계의 찬란한 보석!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 Remastering]
가수이자, 작곡가, 뮤지션 이었던 유재하. 그가 남긴 단 한 장의 앨범에 수록된 9곡의 음악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수준을 몇 단계 높였으며, 록과 블루스, 그리고 재즈와 클래식의 요소를 담아 전에 없던 새로운 사운드의 영역을 선보였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유재하는 특별한 존재로 기록되고 있다. 그가 몸 담았던 그룹 '위대한 탄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하는 동안 자신의 확고한 음악적 지향점을 확립한 유재하는 기존의 한국식 발라드 형식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는 대중에게 친숙한 이전의 가요와는 상반되는 작법을 구사했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자신의 솔로 앨범을 완성했다. 보다 정확히 그는 이영훈과 이문세 콤비로 대표되던 80년대 중반의 발라드의 포화 속에서 크로스오버의 철학을 기조로 융화된 진보적인 발라드를 선보였다. 이는 신승훈과 김광진, 최진영 등의 후배 가수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고, 1990년대 중반까지 더욱 확장되어 이어졌다.
그가 남긴 유일한 앨범의 재킷 디자인은 3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1987년 4월에 발매된 초반은 대표 곡 "사랑하기 때문에"의 타이포그라피가 담배연기로 디자인된 독특한 이미지의 재킷이다. 하지만 4개월 후 유재하의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평범하게 디자인된 LP가 재발매 되었다. 이 앨범에서 유재하는 작사, 작곡, 연주, 편곡, 가창 등 음반 작업에 필요한 모든 파트를 직접 담당했다. 멀티 플레이어로서 그의 재능은 누구보다 탁월했다. 유재하는 당시까지 생소했던 변조와 독특한 코드 진행을 담아냈고, 기타와 베이스, 드럼, 건반 등 기존의 세션 포맷에 바이올린과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 오보에 같은 클래식 악기까지 가미했다. 클래식을 전공하며 화성학을 공부한 유재하는 기존의 가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를 완성했다. 수록 곡 대부분은 독특한 변조의 코드진행으로 전개되는데, 당시 그의 음악을 처음 접한 이들은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앨범의 유일한 연주곡 "Minuet"은 천재적 아티스트로서 유재하의 재능이 잘 드러난 명곡이다. 또한 "우울한 편지"에서 느껴지는 메이저와 마이너 코드가 섞이고 변형되어 흩뿌려진 코드 진행은 불협화음으로 인해 복잡할 것 같은 느낌보다, 오히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품격 높은 곡조로 녹아내려 있다.
전체 수록곡은 한 편의 소설을 연상시키는데, 연인과의 만남 이후 느낀 구애와 사랑의 과정과 완성된 마음을 담아냈다. 실제 교제를 하던 상대를 위한 컨셉을 담은 이 앨범의 내용은 사랑하는 이와의 첫 만남부터 몇 번의 헤어짐, 재회에 이르기까지의 연애일기와 같다. "그대 내 품에"는 사랑을 구애하던 시절의 간절하고 애가 타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으며, "우리들의 사랑"은 사랑이 받아들여진 이 후 느꼈던 가슴 벅찬 기쁨을 담고 있다. 그리고 "지난날"은 이별에 의한 서글픔을 표현했고, 그의 대표곡인 "사랑하기 때문에"는 짧은 이별 후 자신에게 돌아온 이를 위한 온 마음을 담은 사랑의 송가다. 이 앨범은2007년 가슴네트워크와 경향신문에서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목록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명작으로 추대 받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