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애란` [오후의 나른함]
사소한 것들로 일상이 밝혀지는 순간 나는 때때로 기대했던 일보다 더 가슴이 뛰어오르곤 한다. 가장 편하고 나른할 때 다가오는 설레임은 곧 사라질 단발성 두근거림이 아닌 꽤 오래 머물듯 한 느낌이 들기에 마음이 더 따뜻해지기도 한다. 하얀 도화지에 물감이 서서히 퍼지듯 나의 설레임도 천천히 번져나간다. ㅡ 귀갓길에 길고양이를 만나는 순간, 의도치 않게 누군가 떠오르는 순간, 몰랐던 걸 깨닫게 되는 순간ㅡ 그 순간들이 '오후의 나른함'과 같다.
첫 번째 트랙의 첫 가사 [오후의 나른함]으로 이 앨범을 설명한다. 스물 초반에 만들었던 곡들을 스물 중반에 엮었는데, 이유는 너무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을 때에 이 노래들만의 따뜻한 느낌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소소하고, 아프기에 반짝거리며 다가갈 수 있는 그런 것들. 이 앨범을 듣는 사람들에게 나의 투박함과 나른함을 전하고 싶다.
- 조애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