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나는 어떤 존재입니까?"인간관계의 사이사이에 낀 안개에 대해 중얼거리는 밴드, 'The Cork'의 13번 째 곡 [아마]
보컬 '신의미'의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에 오늘은 향수가 짙게 끼었다. 브리티쉬 팝의 톤으로 튕겨지는 기타는 이쪽을 좀 보라는 듯 천천히 손을 흔든다. 그들은 균형을 잡지 못하고 무너져있던 저 옛날 모래사장 위의 시소를 노래한다.인간관계란 도무지 평등한 경우가 없다. 서로 손을 잡고 있어도 둘 중 누군가의 손은 더 가볍고 쉬이 날아갈 것 같다. 그 무게의 차이에서 스며나오는 뿌연 안개에 대해 '코르크'는 항상 눈길을 두고 있었다. 이번 싱글 [아마]에는 기존의 시선에 모노크롬의 과거라는 필터를 덮었다. 관계의 끈이 끊어지고 한참이 지나도 여전히 끊어진 상처에서 피와 진물이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이지 않는 안개 너머로 훨훨 지나가버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들은 똑같은 양으로 사랑하고 똑같은 무게로 서로 감싸안는 방법을 몰라 언제나 불안하게 비틀거린다.
그다지 달콤하지는 않은 향수가 되어버린 저편의 기억에 대해 '코르크'는 다시 우리에게 말없는 질문을 던진다. 앞으로도 그들은 손을 마주잡은 사람들의 불평등한 천칭놀이에 대해, 묵시하는 눈동자로, "당신은 어때요?" 정도의 뉘앙스로 천천히 질문하는 듯한 이야기들을 꺼낼 것이다.-작가 임명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