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폴린’, ‘줄리아하트’, ’파라솔’의 김나은이 아닌, 솔로 뮤지션 김나은으로서의 첫 시작을 알리는 김나은의 데뷔 EP [완벽한 여자]
곡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대 중반부터였지만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이 노래들을 발표할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미뤄왔지만 결국은 소심하고 겁 많은 저의 성격과 모든 것을 남에게 의지하며 살아온 안일한 생활 탓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평생을 저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을 애써 외면하며 스스로 늘 혼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활동하던 밴드들이 하나둘 해체되고 서울 생활 마저 불확실해진 지금에서야 비로소 깨달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깨달음들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이 앨범에 녹아있길 바랍니다.
비록 4곡짜리 EP지만 앨범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이 도와주셨고 사실상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마저도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 버클리에서 영화 음악을 전공한 Benine은 저보다 10살 어린 저의 사촌 동생이자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로서 [완벽한 여자]의 편곡, 믹싱, 연주에 모두 참여하였습니다. 덕분에 우울하고 어두웠던 제 노래들은 한층 명랑해지고 에너지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음악은 지속하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더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계속 음악을 하며 살겠지만, 그 방식은 지금과는 다를 것이고 음악도, 사람도 다 변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그 변화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마도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여자’에 한층 가까워지겠지요. 나쁜 변화든 좋은 변화든 그 모든 것을 그냥 받아들일 수 있다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