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99' – [논산, 가야곡]
안녕하세요. '레인보우99'입니다.
국내 여행을 하며 만들었던 앨범 [Calendar]가 나오고 2년, 다시 국내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유럽에 다녀와 [EUROPE]이라는 앨범이 완성되고, 피아니스트 '윤재호'와는 [Berlin Marchen]이라는 앨범을, 싱어송라이터 '천미지'와는 [Alphaville]이라는 앨범을, 전자음악가인 'NWIT'와는 [Telekid]라는 앨범을 완성하며 꽤나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다시 좀 걸으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018년, 다시 국내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번 국내 여행은 저번의 국내 여행보다 더 직관적으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래서 저번과는 다르게 후반 작업은 최소화하고, 그 장소에서 작곡과 연주, 녹음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떠난 1월의 여행지는 논산의 가야곡이라는 곳이에요. 정말 시골인데요, 이곳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백제의 마지막을 함께한 곳이기도 하고(근처에 계백장군 묘소가 있어요), 호수의 끝자락에 호수를 가로지르는 길(충청남도 논산시 가야곡면 병암리 425)이 꽤 길게 있다는 것이 결정적이었어요.
장소에 도착해서도 이게 가능할까 하는 고민이 많았지만, 막상 해보니 인상적인 장소를 찾아 그 장소의 기운과 주변의 소리들을 모두 작곡의 아이디어로 재구성하고, 그 장소에서 바로 작곡과 연주, 녹음까지 하는 과정 자체가 꽤 재미있었어요. 원테이크만의 묘미도 있었고요.
앞으로 1년간, 또 어떤 장소에서 어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게 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떠한 소리라도 음악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고, 그 장소에서 그 소리들과 함께 만들어진 음악은, 듣는 사람에게 미술 작품처럼 그 공간자체를 더 직관적이고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인 왕민철 감독과 이 과정들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해나가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벌써 추운 겨울, 호수 중간에서 고생했고, 앞으로도 매달 함께 고생해줄 왕민철 감독님,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