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에 대한 불안과 동경의 모호한 경계,
문선(MOONSUN)의 첫 EP [미지(未知/微旨)]와의 대화
지난 싱글에서 발췌한 6곡과 신곡 2곡, 총 8트랙으로 꽉 차게 구성된 이번 앨범은, 처음이라 가질 수 있는, 생경하고 어리숙하지만 묘하게 감기는 날것의 느낌을 그대로 드러낸 문선의 첫 EP이다. 가사를 통해 아직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혹은 현상들에 대한 불안과 동경, 체념, 단념 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감정의 경계와 곡선들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앨범 타이들 [미지(未知/微旨)]는 사전적인 의미로서 ‘아직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주로 쓰이며, ‘깊고 미묘한 속뜻’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세상 모든 이치들이 깊고 미묘한 속뜻으로 가득하지만 우리의 무지로 아직 알지 못한다는, 동양 철학의 어떤 지점과도 연결되는 느낌을 받아 이름 지었다. 가사의 전반적인 느낌에도 ‘슬프고 우울한 일을 만나거나, 외롭고 쓸쓸한 감정들이 남아도 그 또한 정해진 운명일 수도 있고, 그를 통해 더욱 성숙될 수도 있으니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자는 뜻’이 녹아있다.
특히 타이틀곡 ‘나자(Nadja)’는 초현실주의 작가 브르통의 책 제목에서 따왔다. 선악과를 베어 물기 전, 에덴동산을 뛰노는 아담과 이브처럼, 이상적인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완전히 행복한 감정을 가사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하이(High)를 윙윙 도는 신스나 코러스, 내러티브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상상의 장면들을 단어와 문장으로 짜깁기한 느낌의 ‘가사 콜라주’ 형식을 차용해 작업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