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밀착형 슈퍼 히어로의 등장, 밴드 전기뱀장어 싱글 [파트타임 히어로즈]
01. 파트타임 히어로즈 03:29
정세랑의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곡입니다. 보건교사인 안은영에게는 퇴마사라는 남모를 부업이 있습니다. 장난감 칼을 들고 유령들 사이를 헤쳐 나가는 그의 모습은 친근하면서도 은근히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자기 본 모습을 드러내고 역경과 싸워 나가는 시간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될까요. 단기 아르바이트 만큼이나 가끔 있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만화나 영화 속 수퍼 히어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 중 대부분은 등교도 하고 출근도 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고 피곤하거든요.
일상의 얼굴을 한 채 나를 판단하고 억압하는 사회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고 살아가기는 쉽지 않고 그래서 지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파트타임 히어로즈’는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연대한다면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입니다.
보통의 슈퍼 히어로는 마스크를 써야 비로소 완성이지만, 파트타임 히어로즈는 마스크를 벗었을 때 비로소 활동을 개시합니다. 자 이제 가면을 벗고, 강하고 고결한 마음으로 행진!
02. 푸른 꿈 04:19
흐릿하고 푸르스름한 꿈에서 깨어난 뒤,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왈칵 쏟아질 때가 있지 않나요? 어쩌면 조금은 우울하고 슬픈 그런 꿈이지만, 다시 거기로 돌아가고 싶은 이상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꿈은 마음의 건축입니다. 감각의 방해 없이 오직 마음만으로 건축한 이 기묘한 세상에서는 감정이 손에 만져지고 기억이 직접 말을 걸어옵니다.
이 낯설지만 친숙한 세상 어딘 가에는 분명 가장 여리고 투명한 자신의 분신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느꼈던 대상은 어쩌면 가장 작은 모습으로 숨어있는 자기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 어떤 꿈을 꾸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제보다 좀 더 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