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빈' [코스모스]
하루가 길던 열 살 무렵, 선생님께서 시 짓기 숙제를 내주셨다. 작은 방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내게 엄마는 ‘코스모스’란 주제를 던져주셨고, 나는 엄마의 도움으로 운율을 써 내려갔다. 그렇게 젊은 엄마와 어린 내가 방 한 켠에서 머리를 맞대고 쓴 창작시 ‘코스모스’. 자연스레 세월에 밀려 까마득한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즈음인가. 우연찮게 이사를 준비하는 고향집에서 이 시를 발견했다. 서툰 글씨로 이름과 장래희망이 적힌 공책은 나를 과거로 데려다주었고, 이 기분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서 노래로 만들게 됐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소녀의 순정’이라 한다. 곡을 쓰는 내내 당시 엄마의 순정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