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원' [졸업식이 끝나고]
이번에 녹음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많은 학교들이 졸업식을 1월에 하고 봄 방학 없이 새 학기를 맞이한다는 사실이다.
늘 졸업하면 2월의 막바지를 떠올렸는데.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런 변화의 장점을 알게 되니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학교를 졸업한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고
심지어 ‘졸업’이라는 노래를 발표한 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문득 그 순간을 잘 기억하고 여전히 새롭게 느끼며 노래를 하고 있는지
조금은 불안해지기도 한다.
누구나 삶의 궤적을 살아오면서 거치고 나면 잠시 멀어지는 것들이 있을 텐데,
졸업식 역시 그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 번 두 번의 졸업을 거듭하며 우리는 분화되고
또 다른 길을 가게 될 뿐 되돌아 가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매년 함께 한 학생들과 헤어지는 선생님들은 어떤 마음일까.
마치 나무처럼 그 자리에서 해마다 피어나는 눈부신 친구들을 만나고 보내면서
나이테를 더해가고 있지 않을까.
선생님들의 눈에는 이 계절 꽃눈을 품고 눈을 뜨는 나뭇 가지 사이로
지난 시간 동안 스쳐갔던 꽃잎들이 비처럼 흩날릴지도 모르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