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튤립농장' [연트럴파크 새드 송]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천고마비, 마냥 좋은 가을을 뜻하는 것 같지만 원래는 중국에서 흉노의 침입을 경계하고자 만든 말이다. ‘네덜란드 튤립농장’, 이 흉노 같은 밴드가 새 싱글 [연트럴파크 새드 송]으로 당신의 풍요로운 가을 감성에 무단 침입하려 한다. 어차피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듯 하니 큰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타이틀곡인 ‘연트럴파크 새드 송’은 가을을 겨냥하고 만든 곡이라기 보다는 그냥 ‘이규범’이 가을에 헤어졌기 때문에 만들어진 곡이다. 그동안 어쿠스틱 음악에만 국한되어있던 ‘네덜란드 튤립농장’의 음악에 음악의 신 ‘은희영’이 본격적으로 프로듀싱에 참여한 첫 번째 곡이기도 하다. 처음 나왔던 곡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운드의 음악으로 재탄생하였는데, 특히 자주 쓰지 않는 드럼과 이피사운드가 어우러져 휘몰아치는 비트 속에 절제된 이별의 아픔이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 갖는, 가을과의 연속성을 깊이 있게 표현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추천한다.
이번 ‘튤립 에세이 (연트럴파크 새드 송)’는 ‘연트럴파크 새드 송’과 그 사연을 전해들은 ‘홍순인’이 가사를 쓰고 ‘이규범’이 멜로디를 붙였다. ‘홍순인’ 역시 이별로 인해 그간 닥치는 대로 시집을 읽어대는 바람에 같잖고 청승맞은 곡이 또 하나 완성된 셈이다. 그나마 공연 때나 얘도 ‘네덜란드 튤립농장’이구나 했던 ‘홍순인’의 자조적 존재감 어필인 것도 같다. 필연적 비혼의 길을 걷고 있는‘이규범’, ‘홍순인’ 두 사람이 그나마 서로에게서 온기를 느끼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괜히 또 다른 무고한 여성들이 쓸데없는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것보단 나을 듯싶다.
사실 따지고 보면 가을은 누군가에게 잘못한 적이 없다. 쓸쓸하고 적적한 계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뿐이다. 이번 ‘네덜란드 튤립농장’의 싱글을 통해 사랑과 계절이 갖는 의미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기 보단 ‘봄여름가을겨울’의 ‘영원에 대하여’를 추천한다. 그럼 20,000.
네덜란드 튤립농장 안티팬클럽 (뿡 =33)
Produced by 네덜란드 튤립농장
Mixed, Recorded by 이평욱 @ Booming Sound
Mastered by 권남우 @ 821 Sound
Liner notes by 홍순인
Album artwork by 이아영(씨씨씨 프로젝트)
[MV] Actors 변상이, 정인혜, 최지은, 최명근, 이정석
Presented by 네덜란드 튤립농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