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온스테이지 리마스터7 두 번째 뮤지션 '이디오테잎(IDIOTAPE)'
온스테이지 리마스터 7 투표의 2011년 뮤지션은 바로 '캐스커'와 '이디오테잎'. 그 어떤 팀보다도 쟁쟁한 경쟁을 펼친 두 팀이었는데요. 약 224표(2%)의 차이로 '이디오테잎'이 리마스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음악 선정에서 촬영까지, 온스테이지 리마스터에 임하는 '이디오테잎'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습니다. 2011년 8월 우리를 격하게 춤추고 싶게 한 "Even Floor"는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3집 앨범 타이틀곡 "Dystopian"과 "Perfect Moment"도 예외는 아닙니다. 6년 만의 라이브 영상에서도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그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프로듀서 '디구루(DGURU)'와 '제제(ZEZE)', 드러머 '디알(DR)'. 세 사람의 시너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음악처럼 더욱 증폭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온스테이지의 7주년 기획이 그들의 에너지와 열정을 다시금 담아낸 것처럼, 당신의 하루 또한 '이디오테잎'의 음악처럼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ONSTAGE Plus. 다섯 명의 필진들이 생각하는 '이디오테잎(IDIOTAPE)'
윤성현 (KBS 라디오PD) : 2011년이었던가? 아직 론칭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던 온스테이지를 내게 각인시켜 주었던 팀이 바로 '이디오테잎'이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별다른 영상도 없이 오직 연주하는 모습 자체만으로 와! 장난 아니다! 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보는 재미가 있었고, 듣는 맛이 있었다. 콘서트 영상도 아닌 라이브 클립이 연주의 분위기와 사운드를 어디까지 전달할 수 있을까 싶었던 의심과 호기심이 동시에 해결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디오테잎'과 온스테이지는 좋은 짝이었다. 그때 보고 들었던 "Even Floor"를 리마스터 영상으로 다시 보고 듣는다. 6년이란 시간 동안 '이디오테잎'은 국내외를 누비며 셀 수 없이 많은 무대를 들썩이게 만들었고, 온스테이지도 역시 수없이 많은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담아내왔다. 그래서 이 둘의 재회는 그저 그런 우연한 조우가 아니라 켜켜이 쌓인 시간의 날줄과 씨줄이 만나 진화와 성장이란 매듭을 짓는 만남이다. 역시나 와! 장난 아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 세상 모든 것은 근력이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 사람의 자세와 마음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근력만큼 중요한 건 없다. 음악가에게도 근력은 타고난 고유한 감성만큼이나 중요하다. 음악가의 일상으로 시선을 옮기면 더더욱 그렇다. 창작, 레코딩, 라이브 등 음악가라면 능히 해내야 하는 활동 대부분은 근력에서 시작하며, 그것은 노력과 시간에 비례해 발달한다. 타고나기를 건강 체질로 태어난 '이디오테잎'이 리마스터7로 다시 찾은 온스테이지는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그간 키워온 근력을 자랑하는 일종의 차력쇼다. 6년 전에도 첫 곡을 장식했던 "Even Floor"를 한층 힘 있고 화려하게 선보인 이들은 곧바로 올해 선보인 새 앨범에 수록된 "Dystopian"과 "Perfect Moment"로 레퍼토리를 이어간다. 곡 길이는 짧아졌지만 호흡은 더욱 다이내믹해졌다. 화면을 보는 내내 지난 수 년 간 이들이 스쳐 지나온 전 세계 페스티벌들의 크고 작은 무대가 빛났다 사라졌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는 여전히 변함없다 싶다. '이디오테잎'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이들의 음악에 몸을 흔들지 않을 수는 없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 좋은 음악은 여전히 좋다. 처음 '이디오 테잎'이 음악팬들에게 발견되고, 공연장을 채우는 관객들이 늘어나고, 급기야 온스테이지를 만나게 되었을 때. 그리고 대형 대중음악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에 오르고, 이런저런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쳤을 때 '이디오테잎'은 항상 좋았다. 다시 촬영한 '이디오테잎'의 라이브 영상도 마찬가지이다. 유명 드라마의 대사처럼 '이디오테잎'과 함께 한 라이브의 모든 순간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음반이 아쉬울 때가 있기는 했지만 라이브 무대에서 '이디오테잎'은 늘 그 자신부터 음악에 몰입한 장인으로 극도의 집중력을 보이며 연주하고 플레이한다.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이니 그저 뛰고 춤추면 족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음악은 댄스용 BGM만으로 소비되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정밀하고 치밀하고 화려하고 드라마틱하다. 리듬과 전자음의 야생적인 어울림은 거칠고 뜨거우며 뜨겁고 거칠어 쾌감의 극한을 향해 멈추지 않고 질주한다. 땀으로 젖고 숨이 멈출 것만 같은 난장의 사제들은 그럼에도 그저 묵묵하다. 정중동의 대비로 완성되는 음악.
김홍범 (KBS 라디오PD) : 나에게 '이디오테잎'은 록스타다. 내 심장을 움켜쥐고 사정없이 펌프질을 하는 드럼과 허락 없이 뇌 속에 뛰어 들어와 거침없이 신경을 자극하는 비트(Beat)의 향연은 웬만한 록밴드의 에너지를 훌쩍 뛰어넘는다. 때론 의식의 경계도 허물어 무의식의 세계로 보내버리기도 한다. 그들은 위험하다. 라이브 현장에서의 월등한 파괴력과 역동적인 리듬 감각은 7년간 온스테이지에 선 뮤지션을 통틀어도 손에 꼽힐 정도다. 그렇기에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렇기에 '이디오테잎'을 현재 대한민국 대표 밴드로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 무대에도 이변은 없다. 진일보한 카메라 워킹과 함께 더욱 큰 열광을 불러일으킨다. 한 단계 더 깔끔하게 다듬은 사운드를 선보인 "Even Floor", 헤비메탈을 일렉트로닉으로 재구축한 "Dystopian", 진일보한 멜로디 메이킹을 보여준 "Perfect Moment"까지. '이디오테잎', 그들에게 있어 지금이 바로 가장 완벽한 순간이다.
김학선 (웹진 보다 편집장) : '이디오테잎'을 처음 본 순간. 지금 와 생각하면 모든 게 상징적이었다. 작은 클럽이었지만 그 무대는 미국의 SXSW로 떠나기 전 갖는 출정식 형식의 무대였다. 일렉트로닉 팀이었지만 '실제' 드럼을 치는 연주자가 있었고 이들의 라이브는 그 어떤 록 밴드보다 로킹했다. 자신들의 오리지널 곡 말고도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나 '블러'의 "Song2"를 이용해 관객을 들썩이게 할 줄 알았다. 그 첫 순간이 지금까지 더욱 발전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SXSW로 시작한 해외 진출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투어를 돌고 있고, 그 무대에서 연출하는 라이브의 에너지는 독창적이며 강렬하다. 커버곡으로도, 자신들의 오리지널 곡으로도 현장에 있는 관객을 함께 흥분시킨다. '이디오테잎'이 온스테이지 카메라 앞에 선지 6년이 꼬박 지났다. 고무적인 건 경력이 쌓이며 이들은 더 노련해졌지만 처음의 에너지와 신선함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6년 만에 온스테이지 영상 안에서 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