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 Block (클라우즈 블록)' [인천의 포크 싱글 시리즈 VOL. 3 - 주안]
▶ 인천의 포크 싱글 시리즈 VOL.3 - 주안
‘클라우즈 블록’, ‘단식광대’, ‘물과음’ 새로운 세팀이 모여 제작한 음반 [서울, 변두리] '주안'은 [서울, 변두리] 컴필레이션에 앞서 발매되는 두 곡의 선공개 싱글 중 첫 번째 곡으로서 ‘클라우즈 블록’이 불렀다.
2018년 인천에 직간접적 연고가 있는 세팀 ‘Pa.je’, ‘이권형’, ‘박영환’은 컴필레이션 음반 [인천의 포크]를 제작하며 로컬 음악에 대한 주제를 환기했다. [서울, 변두리]는 그에 이은 로컬 컴필레이션 두 번째 시리즈 음반으로 서울과 그 변두리 지역을 오가는 삶의 고충과 희비가 담겨있다. 아래는 싱글시리즈 '주안'과 함께 발표되는, 클라우즈 블록의 라이너 노트다.
▶ 주안 라이너 노트 - 클라우즈 블록
한동안 외로움이라는 감정과 싸우며 "이것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휩싸였다. 어느 해 설날,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흔을 바라보시던 할머니께서 배웅을 하시다가 눈물을 흘리셨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부모님께 물었다. "저는 훗날 저 외로움을 이길 수 있을까요? 어머니, 아버지는 어떨 것 같으세요?". 어머니께서는 걱정하지 말라며 웃으며 얘기하셨지만 나는 할머니에게서 엿보인 그 외로움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 익숙해지는 것일까 이겨내는 것일까.
인천 주안으로 온 2년 전 겨울, 그 당시 읽고 있었던 시집이 3권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금 그 시집들을 읽어볼 생각이다. "주안"의 노랫말 속에 등장하는 시집이 어떤 시인의 시집이었는지 어떤 시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텅 빈 전철 칸에 나를 포함한 몇 명의 인원과 넉넉하게 내린 눈 때문에 물에 젖은 바닥, 꿉꿉한 히터, 그리고 밤이 오면 기차처럼 타닥거린다는 시의 한 구절만 기억날 뿐이었다. 2년 전 서울 성북구에서 인천으로 이사 오면서 본가였던 경북 칠곡에서 대구까지 기차로 왕복하며 지내왔던 대구에서의 음악 활동이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젠 전철을 타고 40분에서 1시간을 내달려 홍대나 서울에서 공연을 해야 한다. 공연을 마치고 공연으로 인해 뒷전이 된 저녁 식사를 하고 막차를 타고 갈 때면 항상 내 마음은 타닥일 수밖에 없었다. 묘사가 힘들지만 말 그대로 내 마음은 타닥이고 있었다.
대구에서도, 인천에서도 공회전을 한다고 생각한 나는 자존감을 깎아가며 이어가는 창작 활동의 선에서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많은 점을 찍었다. 뒤를 돌아보면 이것이 점의 연속이었는지 하나의 선 위에 그려진 점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어서 내가 있는 곳, 내가 있을 곳에 대한 생각으로 뻗어나가고 내가 하는 질문 대부분을 지배해왔다. 내가 있는 이 곳 “주안”에서 타닥이던 마음과 우리의 자리에 대한 질문들을 함께 던져보기로 했다. 어쩌면 내가 있을 곳이 우리가 있을 곳일 수도 있었으면 희망해본다. 모두 같이 찾다보면 우리의 자리에서 다 같이 모일 수도 있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