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FKA' - [문영 OST]
'카프카(K.AFKA)'가 오랜만에 새로운 음악들과 함께 돌아왔다. 2015년 후반기에 느닷없이 공개했던 두 곡짜리 소품집[The Shining Dark 2015] 이후 대략 15개월 만인 셈인데 뜻밖에도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다. 그 대상은 바로 김소연 감독의 독립영화 '문영'이다.
영화 '문영'은 영화 '아가씨'를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김태리'의 첫 주연작으로 자신만의 세계 안에 고립되어 살아가던 소녀 '문영'이 또 다른 소녀 '희수'를 만나 감정의 소통을 알아가고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혼자만의 우주에 머무르다 차츰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 바깥으로 나오는 '문영'의 변화를 카프카는 특유의 추상적인 무드 가득한 음악으로 그려내고 있다.
'카프카'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전위'다. 트립합, 드림팝, 일렉트로닉, 헤비-인더스트리얼, 록 등 다양한 음악 장르의 어법과 정서를 포괄하며 전위적 세계를 그려내는 이 혼성 밴드는 늘 앞선 감각으로 자신들만의 선명한 노선과 문법을 구축하고 견지해왔다. 꿈꾸는 듯한 몽환과 어둡고 음울한 고딕, 차디찬 헤비니스의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이들의 개성 강한 음악은 도무지 비교대상으로 놓을 만한 국내 밴드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오롯이 '카프카만의 것'이다. 2004년 동명의 처녀작 'KAFKA'로 데뷔한이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이다.
본작은 이 밴드의 첫 영화음악 작업이다.
전례가 없던 만큼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시네마틱한 요소가 꽤나 선명한 음악들도 다수 선보였던 '카프카'인 만큼 이 밴드의 음악을 즐겨왔던 청자들에게는 오히려 상당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르겠다. 시나리오 안의 세계, 캐릭터, 이야기를 음악으로 그려내는 것은 그간 이들이 해온 자신들 스스로의 세계를 그리는 것과는 매우 다른 성질의 작업인 만큼 아티스트 스스로에게 이 사운드트랙은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오히려 신선한 자극제로 작용하는 작업이 되지 않았을까.
글: 김설탕(POCLANO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