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웨이에게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오래 고민해봤지만 이 밴드 앞에선 강렬한 꾸밈말도
지역성도 한때 나름 잘나갔던 밴드의 멤버들로
구성되었다는 말도 진부하게 느껴진다.
트랙을 재생하는 순간 당신은
해서웨이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2020년 1월 1일에 결성된 인디팝밴드
해서웨이의 이름은 70년대 소울/R&B 싱어인
도니해서웨이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들의 음악은 팝이라는 장르답게
익숙하면서도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새침하고 관능적인 보컬과 역동적인 리듬은
익숙함을 새롭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다채롭게 쌓인 보컬하모니,
리드미컬한 드럼베이스와 관능적인 보컬만큼
블루스를 잃지 않은 기타의 앙상블은
3인조 밴드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EP [Boy Loves Hayley]는
수록곡을 그저 담백하게 나열한 제목 아래
낯선 바다에 뛰어드는듯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boy]는 반짝반짝한 수면을 유영하며 따뜻하게 약속한다.
"You don't need to mayday."
바다의 수면이 언제까지고 반짝거릴 수만은 없듯이
환상은 깨어지고 감정의 저울추는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못하다.
서툰 사랑에 깨어진 마음은 천천히 침몰한다,
[hayley]는 날 것의 파도를 오려 붙인 표류기와 같다.
[love]에서 그는 결국 스스로를 구조한다.
상처 입은 몸으로 드러누운 구명보트,
지난 사랑을 회고하는 중에 바라본
하늘이 거짓말처럼 맑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모든 순간이 진짜였음을.
이렇게 해서웨이는 서툴고 솔직한 그들의 방식으로 사랑의 영역을 확장한다.
해서웨이를 따라 정신없이 유영하고 헤엄치다 보면
어느새 모든 트랙이 끝나고 아쉬운 만큼 기대하게 된다.
이 다음 파도가 오면,
이들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 밴드 테트라포드 - .... ....